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24일(현지시각) 리비아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가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리비아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다피는 이날 리비아 국영TV로 생중계된 전화 연설에서 트리폴리 인근 자위야에서 벌어진 교전에 대해 “이제 이 사안이 알 카에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날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자위야에서 카다피 측 병력이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 교전이 벌어져 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연설에 앞서 자위야에서 숨진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한 뒤 “자위야에 있는 당신들(시위대)은 빈 라덴 편으로 돌아섰다. 그들이 당신들에게 마약을 줬다”면서 “빈 라덴이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는 적(敵)이다. 빈 라덴에게 휘둘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다피는 알 카에다 전사들이 10대들에게 환각제를 탄 밀크커피를 먹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이 지역의 아이들을 세뇌시키고 잘못 행동하도록 지시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빈 라덴의 영향력과 권한 아래 있는 자들, 마약의 영향 아래 있는 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위야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선 ‘소동’이라는 단어로 일축했다. 그는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은 이런 소동에 말려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이집트나 튀니지와는 상황이 다르다. 여기서는 권한이 국민들의 손 안에 있고 당신은 당신이 바라는 방식으로 권한을 바꿀 수 있다”며 국민들이 시위대의 무기를 빼앗아 폭력사태를 종식시킬 것을 주문했다.
카다피를 지지하는 사둔 수아예 몰타 주재 리비아 대사도 이날 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알 카에다와 연계된 외국인 요원 약 2500명이 반정부 시위에 개입했다”며 “인명살상과 문제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