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자유무역협정(FTA)문 오역 논란, 상하이 영사관 불륜스캔들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외교부 직원들의 해이한 정신자세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으로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정부 부처 실무 과장급 들을 대상으로 특강 시간을 가졌다.
9일 당시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여기 외교부 관리들도 있으니 한마디 해야겠다”며 “험한 오지 근무처로 발령난 외교 공무원들은 두가지 생각만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하나는 이번에 험한 데 왔으니 다음에는 미국 등 물 좋은 곳으로 가겠지 하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인사에 힘있는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오면 잘 대접해야한다는 생각뿐”이라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신흥국 및 아프리카 등 오지 지역의 경제적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업무에 매진하기 보다 자신의 편안한 앞길에만 관심을 쏟는다는 따끔한 비판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오지에 나간 외교 공무원들이 잘해야 한국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의 대통령들은 외교부에 대한 인식이 취임 전 안좋았다가 이후 호전되고는 하는데 이 대통령은 여전히 외교부를 불신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에 상하이 영사관 사건까지 터져 이 대통령의 외교부에 대한 비판적 사고는 더욱 굳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