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큰 손 `압구정 미꾸라지' 사기혐의 피소

증권업계 큰 손 `압구정 미꾸라지' 사기혐의 피소

기사승인 2011-03-10 11:24:00
[쿠키 사회] 2000년대 초 선물투자로 종자돈 8000만원을 1300억원까지 불리며 압구정 미꾸라지'라는 별칭을 얻은 윤강로(54) KR선물 회장이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국내외 인사를 상대로 수백억원대 자금을 모아 해외선물투자 등 주식 거래를 해온 증권 업계 큰 손이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KR선물 투자자 최모(51)씨가 KR선물 최대주주 겸 회장인 윤씨와 전 대표이사인 정모(49)씨에게 투자금을 떼었다며 사기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최씨는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과 함께 입금내역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경찰은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2008년 4월 윤씨와 정씨 등은 최씨에게 자사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이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SNC인베스트먼트로 송금, 장외통화선물거래를 통한 많은 이익을 남겨주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속은 최씨는 12차례에 걸쳐 12만3000달러(약 1억3000만원)을 투자했으나 윤씨 등이 돈을 받은 후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윤씨가 KR선물의 대주주 겸 회장으로 있고 직접 투자설명회를 열어 투자를 유치한 만큼 윤씨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씨 등에 따르면 사기 피해자는 100여명, 피해액만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4일 최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 사건과 관련해 KR선물이 지난 2009년 1월 해외선물거래 자격이 없는 SNC 인베스트에 장외통화선물거래를 위탁했다는 사실을 적발하고 KR사에 대해 ‘해외장외선물거래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2008년 1000억원대 다단계 금융사기사건의 주범으로 SNC를 적발한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금감위는 두 회사와 관계돼 투자 유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최대주주 윤씨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해 12월에도 최씨가 금감위에 ‘투자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금감위는 지난 1월 13일 '민원내용은 향후 우리원 업무에 참고하도록 하겠다'는 처리결과만 보냈다.


윤씨는 현재 외환은행장의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는 윤용로 내정자의 동생이다. 윤 내정자는 2007년 말까지 선물투자 회사들을 총괄 관리하는 직책인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했고 2009년 당시에는 기업은행장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조현우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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