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사능 수치 제공 사이트 인기 폭주’라는 기사가 인터넷에 노출된 뒤 받은 한 통의 메일 내용이다.
이 독자는 기사에서 소개한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지역의 방사능 수치까지 알려주는 사이트(www.stubbytour.com/nuc)에 들어갔다가 걱정이 돼서 메일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국내에서는 속초가 182.9nSv/h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와 가장 인접한 이바라키현이 812.5nSv/h로 가장 높았다.
수치는 일본 문부과학성 원자력 안전과의 원자력 환경 방재 네트워크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IERNet’ 자료를 수집해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바라키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의 방사능 수치였다. 가나가와현은 71.25nSv/h, 시즈오카현은 100nSv/h였다. 피해 지역과 먼 나머지 지역은 최소 33.75nSv/h에서 최대 100nSv/h 사이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수가 89.5nSv/h로 가장 낮았고 나머지 지역들은 대부분 100nSv/h를 넘어섰다. 수도인 서울도 109nSv/h나 나왔다.
이 같은 독자들의 지적에 전문가들은 지나친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는 “나노시버트(nSv/h)라는 단위는 워낙 작은 수치기 때문에 50~100nSv/h사이에서의 변동 폭은 사람의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특히 방사선 수치는 해당 지역의 고도나 라듐 매장 등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교수는 “브라질은 연간 방사능 유출이 우리나라의 5배, 인도는 2배나 많다”고 덧붙였다.
대한방사선사협회도 방사선은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연방사선의 경우 땅속 광물질, 우주, 전자기기, 음식물, 담배에서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방사선을 내는 물질인 우라늄 매장량, 해발 고도의 차이 등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브라질의 관광도시 가라바리시는 연간 10mSv(밀리시버트)의 자연 방사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지역에서는 연간 평균 2.4mSv의 방사능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대서양에서 떠내려온 방사능을 띈 모래 때문에 이 지역 방사능 수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높은 방사능 수치에도 이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방사선을 방출하는 따뜻한 모래 찜질을 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든다고 전했다.
가리바리시 외에도 브라질의 고지대는 연간 10mSv의 자연방사선이 관측되고 있다. 이 밖에 라듐 온천으로 유명한 이란의 람사 지역, 인도의 케랄라지역 등도 방사선 유출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방사능 수치는 평상시 시간당 약 50~300nSv 범위에서 변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간당 10mSv를 넘어야 방사선 재난을 선포한다.
장 교수는 “자연방사능은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면서 “작은 숫자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