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느슨한 행내 업무 스타일에 대해 일침을 놨다.
김 총재는 29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총재가 너무 직원들에게 일을 많이 시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저는 일을 안하는 사람을 보면 참 이해가 안된다”며 “술 먹다 죽은 사람을 봤지만 일하다 죽은 사람은 못봤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왜 시간에 맞춰 일하지 자꾸만 밤에 불 켜서 일하라고 하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어떤 일을 루틴하게(평이하게) 하게 해서는 내공이 안쌓인다라고 반박한다”고 언급했다.
‘일하다 죽지 않는다’는 자신의 신념에 대한 사례도 제시했다. 김 총수는 “교수 시절 한 친구가 사흘을 꼬박 밤을 세우다가 학교에 와서 쓰러졌는데 아버지가 ‘우리 아들 당신 때문에 죽을 뻔했다’고 화를 내더라”며 “내가 ‘그놈이 사흘동안 술을 먹었으면 죽었을 거다. 공부를 했기 때문에 안 죽지 않았냐’고 되물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매일 공부하면 되는데 안하고 놀다가 스트레스를 받아 죽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를 위해서라도 한은 직원의 헌신적인 일처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 총재는 “세계적으로 통화신용정책만 담당하는 중앙은행이 있는 나라는 한국 일본 캐나다 뿐”이라며 “(금융감독기관 등과) 정보를 나누고 네트워킹을 짜려면 같은 일을 해야하는데 현재 우리 하는 일이 상당히 제약돼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의 역할에 변화를 주려면 우리 직원들이 밤에 자지 말고 거시건전성 정책을 연구해야 한다”며 “얌체같이 9시에 나와서 6시에 덜렁덜렁 퇴근하는 사람들은 이런 과제를 담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헌신적으로 실력을 닦은 뒤 이렇게 곰바우처럼 일만하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맡아줘야 되겠구나 하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