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직설화법에 부처들 ‘냉가슴’

MB 직설화법에 부처들 ‘냉가슴’

기사승인 2011-03-31 21:58:00
[쿠키 경제] 이명박 대통령의 직설 화법에 각 부처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외교부를 난타하던 MB가 이번에는 국세청을 비판의 도마위에 올렸다.

31일 개청이래 두 번째로 대통령을 맞이해 감회가 새로웠던 국세청은 대통령의 비수와 같은 지적에 분위기가 단숨에 가라앉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수송동 국세청에서 제2회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에서 역대 기관장이 가장 감옥에 많이 가는 데가 농협중앙회와 국세청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세청이 많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지만 그러나 국민들은 아직도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이것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데 대해서 많은 의미를 갖고 있음을 여러분이 이해하실 줄로 안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도덕성, 공정성을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질책이었다. 실제 국세청은 15대 이주성, 16대 전군표 청장이 구속됐고 17대 한상률 청장도 검찰 수사 중이다. 역대 청장 18명 중 8명이 비리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다.

예상치못한 비난에 국세청 직원들은 당황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39년만에 대통령이 국세청을 직접 방문해 뿌듯했는데 이같은 말을 들으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부처 비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대통령은 3월5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정부 부처 실무 과장급 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험한 오지 근무처로 발령난 외교 공무원들은 두가지 생각만 하는 것 같다”며 외교통상부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은 “하나는 이번에 험한 데 왔으니 다음에는 미국 등 물 좋은 곳으로 가겠지 하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인사에 힘있는 관계자들이 한국에서 오면 잘 대접해야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꼬집었다. 외교부 공무원들이 경제적 중요성보다는 자신의 인사와 안위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지적이었다.

당시 일부 외교부 직원들은 “험한데 왔으니 물 좋은 곳으로 가겠지 등의 발언 내용은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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