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4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내·외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의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해 신뢰가 무너질 위험이 커진다”면서 “의회가 속히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가이트너 장관은 “재무부가 재정적자 한도 초과를 피하기 위해 특별조처에 나설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임시변통으로 7월 8일 정도에는 이 마저도 모두 소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트너에 따르면 현재 미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는 다음달 16일이면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이트너 장관은 “채무한도 증액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채권상환이 중단되고 채권금리가 폭등하면서 2008년의 금융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면서 “의회가 그 이전에 한도를 증액하지 않을 경우 사상 초유의 정부 디폴트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당초 14조3000억 달러로 책정돼 있는 연방정부의 채무 한도가 이르면 3월 말에 소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그 시기를 4월 15일∼5월 31일로 수정했다.
그러나 가이트너 장관이 이번 서한에서 구체적으로 한도 소진 시한을 다음 달 16일로 보름이나 앞당긴 것이다.
재정적자 한도가 증액되지 않을 경우 미 정부의 재정지출이 전면 중단돼 정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다.
현재 미 행정부는 의회에 재정적자 한도 증액을 요청해 놓은 상태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간 의견이 엇갈려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재정지출 축소와 예산삭감이 전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채무한도 증액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해 정부 채무한도를 12조4000억 달러에서 14조30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지난 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정부 채무가 14조252억 달러를 기록, 현행 한도를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