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형사보다 더 형사 같다는 평가를 받는 박중훈이 또 형사를 맡았다. ‘투캅스’에서 안성기와 함께 강한 인상을 남겨서일까. 벌써 6번째다. ‘투캅스’, ‘투캅스2’, ‘아메리칸 드래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강적’에 이어 ‘체포왕’까지. 그래서인지 박중훈이 형사 역을 맡는다고 하면 잘 어울릴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또?’라는 반응이 나온다.
영화 ‘체포왕’(감독 임찬익·제작 씨네이천)에 출연한 박중훈은 이런 반응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실제로 ‘체포왕’에서 비슷한 듯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 박중훈은 “형사라는 공통분모는 있지만 영화 속 형사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18년 전 ‘투캅스1’에서 맡은 형사는 젊고 패기 넘치는 형사였다. 하지만 ‘체포왕’ 속 그의 모습은 노쇠한 형사다. 투캅스에서 안성기가 맡았던 역을 박중훈이, 박중훈 역을 이선균이 맡게 된 셈이다.
박중훈은 “당시 안성기 선배는 40대였고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내가 그 위치가 되고 역할을 맡다보니 늘 안성기 선배보다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라며 “반면 이선균은 당시 내가 했던 것 보다 더 잘한다. 나는 못난 선배, 못난 후배라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라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췄다.
박중훈의 파트너 이선균은 “1990년대 영화 ‘투캅스’가 워낙 명성이 대단해 부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대에 맞게 형사 이야기를 풀어 가면 새로운 영화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또 박중훈 선배와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란 생각이었다”라고 영화를 선택하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체포왕’에서 박중훈은 타고난 눈치와 빠른 판단력을 가진 베테랑 형사 ‘황재성’ 역을 맡았다. 그는 편의점 단순 절도부터 폐지 줍는 할머니까지 걸렸다 하면 모두 잡아넣으며 실적 1위를 자랑한다. 하지만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선균은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지만 허당 기질을 타고난 형사 ‘정의찬’의 모습을 연기했다. 전세금 마련을 위해 ‘체포왕’ 상금이 절실한 인물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은 연쇄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쫓고 쫓기며 경쟁한다. 유난히 뛰는 장면이 많아 에피소드도 많았다.
박중훈은 “이선균이 다리 근육이 많아 나보다 잘 뛴다. 내가 앞장서야 할 때도 이선균이 더 빨리 뛰어 천천히 뛰라고 한 적도 있다”라고 말했고, 이선균은 “액션신이 많아 육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즐거웠다. 촬영이 끝나면 말할 수 없이 뿌듯했고 다음에는 더 과한 액션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의 요소를 적절하게 담았다. 액션을 기대하고 왔다가 웃음과 감동을 모두 안고 갈 수도 있다. 임찬익 감독은 영화가 경찰의 ‘실적주의’를 소재로 하다 보니 경찰청으로부터 어떤 협조도 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경찰의 실적주의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닌, 형사도 한 아이의 아빠고 가장이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는 훈훈한 메시지를 전한다. 15세 관람가로 5월 4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