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왕’ 박중훈, 18년 형사 연기…1人6色 경찰이야기

‘체포왕’ 박중훈, 18년 형사 연기…1人6色 경찰이야기

기사승인 2011-04-28 14:24:00

[쿠키 영화] 배우 박중훈이 두 형사 이야기를 그린 영화 ‘체포왕’(감독 임찬익·제작 씨네이천)으로 우리 곁을 찾았다. 형사 역만 6번째. 우리의 심상 속엔 형사보다 더 형사 같은 배우다. 박중훈은 연기 인생 20여 년 동안 각기 다른 6명의 형사를 연기했다.

첫 형사 역은 1993년 영화 ‘투캅스’에서 경찰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강직한 신참 ‘강 형사’였다. 세태에 적당히 물들어 있는 ‘조 형사’(안성기)와 사사건건 맞서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이렇게 강직한 형사가 3년 뒤 ‘투캅스2’에서는 어느덧 세태에 물든 부패한 고참형사가 됐다. 그의 새 파트너로 부임해 온 ‘이 형사’(김보성)는 옛날의 ‘강 형사’(박중훈)처럼 패기 넘치고 강직하다. ‘강 형사’는 ‘이 형사’를 보며 예전의 자신을 발견하지만, ‘조 형사’가 자신에게 했던 그대로 ‘이 형사’를 골탕 먹이기 바쁘다.

두 편의 ‘투캅스’로 신참부터 고참까지 다양한 형사 모습을 연기한 그는 무대를 넓혀 할리우드로 진출했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1998년 작 ‘아메리칸 드래곤’에 강력계 형사 ‘김 형사’로 등장했다. 한밤 중 뉴욕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아픈 과거를 품고 문제 해결에 뛰어드는 의욕 넘치는 형사로 분했다.

마침내 그는 1999년 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통해 깡패 형사 ‘우 형사’로 형사 연기의 정점을 찍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영화에서 박중훈은 영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괴팍하고 물불 안 가리는 형사의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투캅스’에서 호흡을 맞춘 안성기와 형사 대 범인으로 만나 눈길을 끌었다.

그로부터 7년 후 박중훈은 영화 ‘강적’을 통해 또 다시 형사가 됐다. 이번에는 아픈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순직수당을 타려는, 죽기를 각오한 15년차 강력계 형사 ‘성우’ 역이었다. 관할구역에서 불법자금을 받고, 술에 찌든 생활을 하는 망나니 형사의 모습을 생생히 그렸다.

다양한 형사 연기를 펼쳐 온 박중훈이 영화 ‘체포왕’ 에서는 타고난 눈치와 빠른 판단력을 가진 베테랑 형사 ‘황재성’으로 등장한다. 편의점 단순 절도부터 폐지 줍는 할머니까지 걸렸다 하면 모두 잡아넣으며 실적 1위를 자랑하지만,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인물이다.

박중훈은 1993년부터 2011년까지, 18년의 세월 속에 여섯 차례 형사 역을 맡았지만, 그 때마다 새로운 ‘형사’의 모습을 선보였다. “형사 역을 많이 하다 보니 관습적 연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는 그의 말에서 새로움의 비결이 엿보인다. “오랜 기간 형사 연기를 하다 보니, 이젠 실제 형사들이 ‘형님’으로 모신다”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에서는 형사 연기에 관해서는 일가를 이뤘다는 자신감도 읽힌다.

박중훈, 이선균이 형사로 출연하는 ‘체포왕’은 경찰청의 골칫거리 ‘마포 발바리’를 검거해 체포왕 타이틀을 거머쥐려는 두 형사의 치열한 실적 경쟁을 그린 범죄 액션 코미디다. 그동안 많이 다뤄진 ‘경찰 VS 범인’ 구도를 벗어나 ‘경찰 VS 경찰’ 경쟁 구도를 그려, 경찰도 실적을 쌓아야 살아남는 현실을 리얼하게 꼬집는다. 15세 관람가로 5월 4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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