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아이돌 늘어날수록 불편한 시각도 증가?

[Ki-Z issue] 아이돌 늘어날수록 불편한 시각도 증가?

기사승인 2011-05-07 13:05:00

[쿠키 연예] 최근 음악순위 프로그램 대기실을 가면 북적북적하다. 팀은 20여개 팀인데 출연자 숫자는 80~90명 사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활동하는 가수들 대부분이 아이돌 그룹이고 이들의 숫자가 4~5명이 아닌 어느 순간 7~9명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활동하는 그룹의 숫자만 나열해보자. 씨엔블루(4명), 포미닛(5명), 에프엑스(5명), 애프터스쿨(9명), 레인보우(7명), 걸스데이(5명), 달샤벳(6명), 클로버(3명), 브레이브걸스(5명), 에이핑크(7명), X5(5명), 라니아(7명), 거북이(3명), 고은, B1A4(5명), 스피넬(2명) 등.

그러나 숫자가 늘어난 만큼 이들에 대한 여타 다른 가수들의 불편한 시각도 더해갔다. 비(非)아이돌 가수 매니저들은 공공연히 “어찌 우리가 ‘아이돌 님’들을 건드리냐”는 말을 한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만난 한 비아이돌 가수 매니저는 “아이돌 가수와 함께 대기실을 사용하는데, 들어갈 수가 없다.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과 안무팀이 장악하고 있다. ‘아이돌 님’이 계시니, 불편하다”며 비꼬았다.

또다른 비아이돌 가수 매니저도 “방송에 가면 다들 아이돌 그룹에게만 시선을 준다. 농담 삼아 방송 관계자들 눈에 띄려면 아이돌 그룹 옆에만 붙어 있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아무리 오랜 경력을 가지고 노래 잘해도 소용없다”며 “매년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이제는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더 심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아이돌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여전했다. 걸 그룹을 대상으로 한 ‘꽃다발’이 포맷을 변화시키고, ‘청춘불패’ 등이 종영됐지만, 이는 어느 새 걸 그룹으로 한정되지 않은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아이돌판 나가수’라 불리는 ‘불후의 명곡2’에는 창민, 효린, 요서비, 민, 예성, 아이유가 나선다. 아이돌 가수들을 단지 철없이 뛰어노는 대상에서 벗어나 또다른 면모를 보여주려는 시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비아이돌 가수들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든다. “‘나가수’라도 나가야 대접받는 거 아니냐”는 솔로 가수 매니저의 한탄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아이돌 그룹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방송에 같이 나오는 비아이돌 가수들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힙합과 알앤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웹진 ‘리드머’의 강일권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내노라하는 힙합 뮤지션이 아이돌과 작업에 흥분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곤욕이군요. 그동안 지지해준 힙합 팬들을 위해서라도 겉으로라도 본새는 지켜줍시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물론 반박은 존재한다. 아이돌 그룹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판받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시각이다. 그들은 그냥 현 가요계의 흐름일 뿐이라는 반박인 셈이다.

아이돌 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주도한다는 것을 논의하는 것은 이제 식상하다. 대세인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이런 현상도 언제가 무너질 것이다”며 “비아이돌 가수들 관계자들이 아이돌 가수들에 대해 불편해하거나 비꼬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그러나 그 때문에 아이돌 가수들은 더욱 조심스러워한다. 조금만 잘못해도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버릇이 없다’는 비난을 받기 때문이다. 그냥 가요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어느 시점에 바뀐다는 것을 예측한다면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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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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