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무공해 아이돌’ 에이핑크 “올드한 느낌이기에 신선하죠”

[쿠키人터뷰] ‘무공해 아이돌’ 에이핑크 “올드한 느낌이기에 신선하죠”

기사승인 2011-05-17 18:29:00

[쿠키 연예]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나올 때마다 대중들은 ‘또’라는 말을 한다. 특히 걸 그룹이 나왔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걸 그룹 멤버만 합쳐도 20여 팀. 음악 프로그램을 비롯해 광고, 예능, 드라마까지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 때문에 식상함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걸 그룹 홍수와도 같은 상황에서, 현재의 걸 그룹들 추구하는 강렬함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이 있다. 포미닛, 비스크가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인 에이큐브에 속한 걸 그룹으로 하경, 은지, 보미, 나은, 초롱, 유경, 남주(첫째 사진 왼쪽부터)로 구성돼 타이틀곡 ‘몰라요’로 데뷔한 에이핑크(A pink)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그룹 이미지와 음악은 올드(old·오래된, 익숙한)를 키워드로 한다.

1990년대 중반 뭇 남성 팬들을 휘어잡은 S.E.S나 핑클과 비슷한 분위기, 에이핑크는 이런 이유로 데뷔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10여 년 전의 청순 코드가 과연 혹은 섹시함과 도도함을 무기로 내세운 걸 그룹들 사이에서 빛날 수 있을까.

“다른 걸 그룹들이 강한 원색의 느낌이라면, 저희는 파스텔 톤의 느낌이에요. 음악적 색깔이 많이 다르죠. 사람들이 보기에 재미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요즘 흔히 유행하는 음악이 아니라, 조금 반대로 가고 있잖아요. 1990년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신선한 거죠.” (은지, 초롱)

사실 에이핑크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청순함과는 거리가 멀다. 리더 초롱은 아버지가 합기도 관장이며 8년간 수련한 본인도 합기도 3단이다. 충청북도 대회에서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은지는 부산에서 선머슴으로 불리었다. 방송이나 인터뷰 때 보여주는 ‘진한’ 부산 사투리는 이를 가늠케 한다. 보미도 태권도 공인 3단이다. 운동 소녀인 셈이다. 막내 하영이의 취미는 샌드백 치기, 그래야 스트레스가 풀린단다. 다소 거친(?) 본 바탕으로 청순함을 선사하자면 일면 답답한 면도 있을 듯하다.

“저희가 무대 위에서는 청순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성격은 좀 달라요. 모 케이블 방송을 통해 리얼리티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자신의 성격을) 숨기지 않거든요. 그런 것들을 팬들이 좋아해 주세요. 사실 저희가 준비하던 노래는 현재와 정반대의 분위기였어요. 그렇다 보니 처음엔 (‘몰라요’) 무대 위에서 서로 눈 맞추자면 민망하고 그랬어요. 이제는 괜찮네요.” (보미)

그 외의 멤버들도 범상치 않다. 나은이는 애프터스쿨 멤버 리지의 ‘얼짱’ 후배로 이미 유명세를 치렀다. 10년 넘게 미술을 전공한 이력은 춤이나 안무를 섬세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유경이는 공부 잘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일명 ‘엄친딸’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 보낸 초등학교 시절 치어리더를 한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남주는 이미 일곱 살 때 아역 CF배우로 데뷔해 수많은 광고를 찍었다.

“우연찮게 제가 먼저 언론에 오르내리게 돼 에이핑크를 알리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팀에 많은 도움이 되어 뿌듯하죠.”(나은)

“전 CF를 찍은 경험 때문에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덜 떨려요. 웃는 표정도 CF에서 많이 연습해서 도움이 많이 되죠.”(남주)



다양한 재능과 경력을 바탕으로 데뷔한 이들에게 붙여진 별명은 ‘무공해 아이돌’ ‘요정 아이돌’이다. 본래의 성격과 다른 순수, 청순, 요정 컨셉트, 언제까지 계속될까. 파워 풀한 에너지나 섹시한 여성미를 보여 주는 걸 그룹들이 부럽지는 않을까.

“저희도 언젠가 그런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올 테니까 많이 부럽지는 않아요. 그런 날을 대비해 연습실에선 섹시하거나 강렬한 춤도 추고요. 스트레스도 풀고 좋거든요.” (보미)

최근 이들에게 경사가 하나 생겼다. 데뷔 3주 만에 KBS 뮤직뱅크 ‘K차트’ 7위에 오른 데 이어, SBS 인기가요에서도 ‘테이크7’에 이름을 올린 것. 가파른 상승세다. 먼저 데뷔한 걸 그룹보다 빠른 행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기도 하겠지만 역으로 말하면 신인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끝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소감을 물었다.

“영광이죠. 부담이 많이 되기도 하지만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요. 그 기대와 관심에 실망시켜 드리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니까요. 요즘 후속곡 연습하고 있는데, 더 귀엽고 발랄해요. 음악도 더 빠르고 중독성도 강해요.”(은지)

추억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운 영화 ‘써니’가 개봉 2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핑클, S.E.S 같은 1세대 걸 그룹들이 드라마로 뮤지컬로 결혼으로 자리를 비운 새, 1990년대 감성으로 다가선 ‘에이핑크’가 인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