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간단하다. 동료 경찰의 열쇠로 열면 된다.
경찰서에서 사용하는 수갑이 동일 종류라면 열쇠도 모두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피의자를 제압하거나 도주를 막기 위한 용도로 국내와 영국 등지에서 만든 총 4종의 수갑을 사용하고 있다. 영국산 수갑 열쇠 하나만 있으면 전국 경찰에 지급된 모든 영국산 수갑을 풀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19일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운 후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수갑을 채운 경관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다른 사람이 얼마든 지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피의자를 계속 붙어 다닐 수 없는 특수한 근무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열쇠가 모두 동일할 경우 이를 분실하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피의자가 수갑 열쇠를 주워 지니고 있거나 복사를 해 유출한다면 수갑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경찰도 이 같은 지적에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열쇠를 다르게 할 수는 없다.
경찰청 장비담당 관계자는 “(우리도) 분실 우려의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각 수갑마다 열쇠를 다르게 하면 열쇠를 잃어버렸을 때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수갑마다 열쇠가 다른 상황에서 분실한다면 제때 수갑을 풀어주지 못해 인권침해의 소지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분실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갑을 1년에 한 번씩 교체하고 있고 수시로 수갑 관리에 신경 쓰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수갑 열쇠에 ‘완벽한 정답은 없다’는 경찰의 의견에 공감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수갑은 일시적 제압이 목적이라 모두 같게 하는 것이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며 “하지만 분실했을 때 악용될 여지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