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신예 해오라, 록밴드 열정 품고 발랄하게 ‘러브 러브 러브’

[쿠키人터뷰] 신예 해오라, 록밴드 열정 품고 발랄하게 ‘러브 러브 러브’

기사승인 2011-05-26 11:47:00

[쿠키 연예] 지난 18일 데뷔 싱글 ‘러브 러브 러브’를 발표한 해오라(본명 임지현․20)는 정식 데뷔를 하기 전부터 이미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제2의 김윤아’ ‘가요계 신세경’에 이어 최근 홍대에서 게릴라 공연을 펼친 후에는 ‘홍대 여신’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외모만 보면 ‘청순’을 콘셉트로 하는 걸 그룹 멤버로도 손색없다.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의 프로필 사진 몇 장만으로도 이미 대중들의 시선을 붙든다. 그렇다고 ‘외모만 앞세운 가수 아니냐’고 짐작하면 곤란하다.

명지전문대학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인 해오라는 데뷔에 앞서 ‘베토벤 바이러스’ ‘천하무적 이평강’ 등의 드라마 OST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천하무적 이평강’의 삽입곡 ‘예스터데이’는 가수뿐 아니라 작곡가로서 처음 발표한 노래이기도 하다. 지난해 밴드 멤버들을 직접 선발해 4개월간 홍대 인근 클럽에서 자작곡으로 활동한 것만 봐도 작곡 실력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데뷔 싱글이 발매된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쿠키미디어 사무실에서 해오라를 만났다. 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춘 가수, 자칫 외모에 노래 실력이 묻히는 경우는 없는지 물었다.

“일단 외모에 대해 칭찬해 주시는데 많이 어색하죠. 하지만 그렇게라도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그런(외모 때문에 실력이 묻힌) 경험 학교에서 있었어요. 제 스스로 외양을 꾸미고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친구들은 그런 제가 ‘음악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오해를 했나 봐요. 제가 직접 기타치고, 곡 쓰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 주니까 도리어 친구들이 오해를 풀고 저에게 작곡과 기타를 알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가수 활동도 언젠가는 그렇게 다 알아 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엄격한 가정의 무남독녀로 자라온 해오라가 가수 데뷔를 꿈꾸게 된 것은 열여섯 살에 일본 록그룹 엑스재팬의 공연실황 DVD를 본 후다. 기타리스트 히데를 보면서, 그와 자신을 동일시했던 해오라는 이후 기타와 피아노를 배우고 곡을 썼다.

“히데를 보고 무대 위에서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꿈도 밴드를 하는 게 됐고요. 열일곱 살 때부터 음악을 시작해 계속 밴드의 꿈을 가지고 있다가 이필호 음악감독님을 만나 ‘베토벤 바이러스’ 등의 OST 앨범 작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이후 1년 가까이 멤버들을 모아 4인조 밴드를 결성, 몇 개월 동안 활동했고요. 그 때 만든 자작곡으로 (가수 데뷔) 오디션을 본 거고요.”

해오라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외고집이 느껴졌다. 어린 나이에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야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바로 실천해 나가는 추진력은 흔하지 않다. 고집스럽고도 강한 추진력, 가족과 충돌은 없었을까.

“아빠가 고지식하세요. 클래식도 안 들으실 정도로 아예 음악을 모르시고, 음악하면 ‘딴따라’로 보시죠. 제가 그냥 공부에 전념하기를 원하셨어요. 그런데 저도 (아빠 못잖게) 고집이 세서, 음악을 하겠다고 선언한 뒤 아빠랑 몇 년 동안 말을 안했어요. OST 앨범이 나오고, 그걸 드리니까 그때서야 마음이 풀리셔서 지금은 많이 후원해 주세요. 기사 속 인터뷰 사진 보시곤 조언도 해 주시고요.”

해오라의 데뷔곡 ‘러브 러브 러브’는 약동감 넘치는 복고적 스윙 비트가 특색인 1960년대 록 음악 풍의 노래다.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자작곡이 아닌, ‘괴짜 가수’ 김박사가 작사, 작곡한 노래를 첫 곡으로 택했다. 랩도 내레이션도 노래도 아닌 새로운 형식의 도입부는 특히나 독특하다. 신인이 부르기에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처음에는 굉장히 난감했어요. 이 노래를 어떻게 소화해야 할까, 여자가 불러도 괜찮을까 고민했죠. 모든 MR(반주음악)을 무시하고 불러야 했거든요. 박자도 없이요. 힘들었지만 막상 녹음하고 나니까 잘 끝낸 것 같아 기분 좋아요.”

해오라의 OST곡 ‘예스터데이’를 들었던 사람이라면, ‘러브 러브 러브’를 듣고 ‘같은 가수가 맞나’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해오라의 창법이 그만큼 달라졌다.

“이번에 저를(제 개성을) 많이 죽인 것 같아요. 자제하려고 노력했죠. 회사에서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원하는 것 같아서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거울보고 난생 처음 귀여운 척도 해보고요. 사실 저는 너무 밴드에만 미쳐 있어서 그동안 써 온 100여 곡이 모두 밴드 음악으로 만든 노래예요. 우울하달까 우수에 찬 음악들이 많아요. 지금은 그런 장르에서 벗어나려 노력 많이 하고 있어요. 이제 곡을 써도 좀 더 밝게 쓰려고요.”

‘해오라’는 하얀 꽃을 피우는 난초로 꽃말이 ‘꿈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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