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100대 그리고 300km…영화 ‘퀵’의 숫자에 주목하라

100억, 100대 그리고 300km…영화 ‘퀵’의 숫자에 주목하라

기사승인 2011-06-21 09:49:00

[쿠키 영화] 짜릿한 속도감이 느껴지는 예고편 하나로 관객의 기대감을 한껏 키운 영화 ‘퀵’(감독 조범구)이 7월 대작의 면모를 과시했다. 20일 오전 서울 CGV압구정에서 개최된 제작보고회를 통해 공개된 메이킹 필름, 감독·주연배우들이 들려 준 뒷이야기를 통해서다. 특히 ‘퀵’의 제작 과정을 설명하면서 등장한 숫자들이 ‘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우선 제작비가 주목된다. ‘퀵’은 윤제균 감독을 중심으로 한 ‘해운대’ 제작진이 ‘뚝방전설’의 조범구 감독과 함께 꼬박 4년 간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완성시킨 초특급 프로젝트다.

‘100’이라는 숫자는 ‘퀵’과 인연인 깊다. 제작 과정 중 파손된 차량의 수도 약 100대다. 파손을 목적으로 최초 구입한 차량이 50여 대였고 추가로 구입 또는 협조를 얻어 파손된 차량이 20여 대, 여기에 파손된 30여 대의 오토바이까지 합치면 100여 대의 차량이 ‘퀵’을 위해 폐차 신세가 됐다.

파손되는 장면을 제대로 잡아내기 위해 기본 4대, 최대 8대의 카메라가 촬영에 동원됐다. 특히 할리우드에서도 보기 힘든 버스 전복 장면은 현장 관계자들의 기립 박수까지 끌어냈다는 후문이다. 홍장표 특수효과 감독은 이를 위해 해외에서 무선 리모트 컨트롤 장비를 공수해 왔다. 국내에서는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터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영화에 적용했다.

조 감독은 “외국에서도 서 있는 버스를 넘기는 장면은 어렵다. 스태프들이 촬영에 1박2일을 할애해 뒀는데 그 시간만큼은 서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조용히, 조심스럽게 진행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버스를 넘기던 그 순간은 ‘우리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붙는 계기가 되었다. 홍 감독은 그 장면 이후 입안이 헐어서 식사를 하지 못할 정도로 무섭게 준비했다. 영화 속 장면 중 하나만 꼽으라 한다면 성취감을 가지는 계기가 된 버스 넘기는 장면을 택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일부만 공개된 것이었지만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의 땀으로 탄생한 영화 속 장면은 영화 ‘스피드’나 ‘택시’처럼 속도감 있게 화면을 압도했다. 꽉 막힌 시내를 1000cc 오토바이로 달리는 주인공들의 속도는 무려 시속 300km. 아슬아슬하면서도 시원한 느낌마저 선사하는 이 속도는 몸을 아끼지 않은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촬영 장비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배우들이 1000cc 오토바이로 달리면 제작팀은 1500cc 오토바이를 타고 ‘트랜스포머’ 등 할리우드 영화의 질주 장면에서 사용된 도기캠(Doggiecam)의 스패로 리모트 헤드(Sparrow Remote Head)로 촬영해 속도감을 높였다. 덕분에 시속 70~80km였던 촬영 속도를 170~200km까지 끌어올렸고 이를 다시 다양한 구도와 촬영기술로 화면에 담아 300km의 놀라운 속도감을 연출해 낸 것이다.

한국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도심에서의 거대한 차량 폭파 장면과 짜릿한 속도감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들 ‘퀵’은 ‘해운대’의 주역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이 주연을 맡았으며 오는 7월 21일 개봉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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