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어회 별미식당=신흥옥

우어회 별미식당=신흥옥

기사승인 2011-06-22 18:51:01

“회를 정말 맛있게 무치셨네요!”

“뭘유! 몹시 시장하셨던게 보네유!”

주인 김영옥(74)씨는 과객의 칭찬에 무심한 척 대답하지만 그리 싫지는 않은 표정이다.

부여군 양화면 소재지에서 금강 제방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우어회 별미식당 신흥옥(041-833-3015)이 자리하고 있다.

우어 혹은 우여로 불리는 이 생선은 충청도, 전라도 지역의 사투리로 표준어는 웅어.

청어목 멸치과의 웅어는 길이 30cm 안팎의 은빛물고기로 연어와 같이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4월에서 5월 사이에 잡는 웅어를 최고의 상품으로 친다.

이 시기의 잡히는 웅어는 기름기가 많으면서도 담백하고 아작아작 씹히는 식감과 더불어 고소한 뒷맛 또한 일품이어서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나머지 계절에는 냉동해 두었다가 상에 올린다.

백제 의자왕이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고 조선 말기에는 ‘위어소(葦漁所)’를 두어 왕가에 진상하였던 기록이 있을 정도이니 귀한 물고기임에는 틀림없나보다.

김 할머니는 25살에 시집와 이미 30년 넘게 우어회 식당을 운영해온 시어머니와 함께 회를 썰기 시작 했으니 대략 따져 봐도 80년은 족히 된 이 고장의 원조식당이다.

우어는 뼈째 송송 썰어서 초장에 찍어 회로도 먹지만 대부분 향긋한 미나리에 오이, 당근, 양파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쳐 먹는다.

특히 신흥옥은 우어회 무침으로 유명한데 모든 채소류는 직접 농사지어 사용하고 태양초 고춧가루, 참기름, 된장도 물론 집에서 담가 사용한다. 신선한 재료를 풍성히 넣고 대를 이은 손맛으로 버무리니 그 맛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우어회는 날김에 싸 먹는 맛 또한 일품이고 적당히 먹다가 남은 양념에 비벼서 집된장으로 끊인 구수한 된장찌개와 함께 먹는 맛 또한 잊을 수 없다.

금강 하구가 큰 둑으로 막히기 전,
넓은 식당 안은 늘 뱃사람들로 북적북적 했다.

그 시절에는 우어 뿐 아니라 황복, 장어, 참게 그리고 각종 어패류까지 온갖 수산물이 풍부해 메뉴도 다양했고 돈도 넘쳤다.

세월이 더할수록 주인의 손맛은 깊어 가는데 뱃길이 끊기고 고깃길도 막히면서 단골손님 외에는 찾는 발길도 점차 줄어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충남 부여군 양화면 입포리 84-15.
우어회 3만-5만원/ 복매운탕 일인분 1만5천원/ 생선찌개 시가.



글·사진=곽경근 기자 kkkwak7@hanmail.net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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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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