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레인’ 놀라움 뛰어넘어 아름다운 빗속 공연

서커스 ‘레인’ 놀라움 뛰어넘어 아름다운 빗속 공연

기사승인 2011-06-24 19:00:01

[쿠키 공연] 빗속에서 펼쳐지는 서커스는 어떤 느낌일까. 캐나다산 서커스 ‘레인’이 24일 오후 8시 한국에서 막을 올린다.

‘레인’은 서커스 리허설 중인 한 극장에서 일어나는 단원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다. 첫 공연을 목전에 두고 24일 오후 언론시연회를 통해 몇 장면이 공개됐다. 배우들은 후프 위에서 아찔한 공연을 펼쳤고 놀랄 만한 점프 실력을 자랑했다. 묘기는 놀라움에 그치지 않고 아름답고 우아한 경지에 다다랐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피날레다. 11명의 배우들은 비를 맞으며 물장구를 치고 공놀이를 한다. 프레스 콜에서는 5분여간의 빗속 장면이 공개됐지만 본 공연에서는 10분 동안 비가 쏟아진다. 여기에 사용되는 물만 해도 2톤이다.

빗속 공연을 기획하게 된 것에 대해 무대감독을 맡은 도미니크 메르시에는 “비는 연출을 맡은 다니엘 핀치 파스카가 제안했다. 그는 어린 시절 비가 많이 내리면 옷을 입고 밖에 나가 뛰어 놀았다더라. 자유로웠던 어린 시절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단순한 것이 아닌 놀라움, 경이로움과 같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비는 기쁨과 슬픔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추억 속의 한 장면을 표현하고 싶었던 다니엘의 말처럼 11명의 배우들은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비를 맞으며 신나게 뛰어논다. 그런데 배우들의 해맑은 표정과 달리 음악은 매우 웅장하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겁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제작자의 철저한 의도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도미니크 메르시에는 “공연에 사용된 음악은 모두 이 공연을 위해 작곡된 것”이라면서 “피날레 음악이 슬픈 이유는 어린 시절의 삶은 즐겁고 행복하지만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이 주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피날레에는 여러 이미지와 감성이 나열돼 있다. 관객들이 이 장면에 자신의 이야기를 투영시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물과 함께하는 공연이다 보니 무대연출에 있어 더욱 각별한 신경을 썼다고 한다. “비가 내리는 장면은 위험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모든 장치들을 안전하게 고안했다. 때문에 극장이 물에 잠기거나 감전 사고가 일어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나라에서 공연을 해도 비 내리는 장면 연출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장치를 만들었다.”

‘레인’은 지난 2005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같은 해 웨일즈 밀레니엄의 ‘올해의 최우수 투어 프로젝트’와 다음해 ‘NY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최우수연출 감독상, 조명디자인상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현재까지 미주 전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395개 도시를 돌며 4000회 이상의 공연을 펼쳤다. 한국에서는 24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8세 이상의 관람이 가능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