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이문세 이어 양희은·DJ DOC까지…이들의 공통점은?

동물원·이문세 이어 양희은·DJ DOC까지…이들의 공통점은?

기사승인 2011-06-27 13:39:01

[쿠키 문화] 주크박스 뮤지컬은 동전을 넣으면 음악을 들려주는 기계에서 유래된 말로 과거의 인기곡으로만 꾸며지는 뮤지컬을 뜻한다. 예를 들어 뮤지컬 마니아들에게 익숙한 ‘맘마미아’는 팝그룹 아바의 곡을, ‘올 슉 업’은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곡들로만 가득 채워졌다.

우리나라에도 주크박스 뮤지컬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 ‘젊음의 행진’이다. 지난 2007년 초연된 ‘젊음의 행진’은 1980~90년대 히트했던 대중가요로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 신해철의 ‘그대에게’, 윤시내의 ‘공부합시다’,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등의 노래를 통해 관객들을 추억으로 초대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4), ‘달고나’(2004), ‘진짜 진짜 좋아해’(2008) 등도 대표적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러나 ‘맘마미아’나 ‘올 슉 업’처럼 단일 가수의 노래는 아니다. 스토리를 구성하려다 보니 다양한 느낌의 노래들을 끌어올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한 가수의 노래로만 2시간여의 뮤지컬을 채우기는 어렵다. 통상 ‘맘마미아’처럼 한 뮤지션의 노래로 이뤄진 작품은 ‘어튜리뷰트 뮤지컬’이라 부르고 ‘젊음의 행진’처럼 한 시대의 여러 가수의 노래로 이뤄진 작품을 ‘컴필레이션 뮤지컬’이라 부른다.

최근 국내 뮤지컬도 단일 가수의 노래들로 구성한 무대로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자우림의 노래가 이어진 ‘매직 카펫 라이드’(2005)와 동물원의 노래로 만든 ‘동물원’(2006) 정도에 그쳤던 국내 ‘어튜리뷰트 뮤지컬’이 올 들어 대거 등장해 흥행몰이에 나섰다.

선두는 지난 4월 막을 내린 ‘광화문 연가’가 맡았다. 이문세가 부른 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으로만 스토리를 구성한 이 작품은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70%가 넘는 유료관객 점유율을 보였다. ‘광화문 연가’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등의 노래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아련한 추억을 선사했다. 게다가 ‘슈퍼스타K’와 CF 등으로 인해 이문세가 커다란 관심을 모으던 때라 스토리가 다소 부실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오는 7월 14일 무대에 오르는 양희은 데뷔 40주년 기념 뮤지컬 ‘어디만큼 왔니’도 양희은의 노래로만 가득 채운 ‘어튜리뷰트 뮤지컬’이다. 게다가 여타 국내 ‘어튜리뷰트 뮤지컬’과 달리 노래를 부른 가수가 직접 무대에 올라 더욱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양희은뿐 아니라 동생 양희경도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다. 덕분에 뮤지컬인 동시에 양희은의 콘서트 같은 느낌도 물씬 풍긴다.

가요계의 대표적 악동그룹 DJ DOC(이하늘, 정재용, 김창렬)의 히트 곡으로만 이뤄진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도 오는 8월 3일 관객들과 만난다.
DJ DOC 멤버들이 선곡과 편곡에 참여한 이 뮤지컬에는 이들의 노래 22곡이 담겼다.

포크가수 세시봉 친구들과 영화 ‘써니’로 거세진 ‘복고 열풍’과 맞물려 단일 가수의 노래로 채워진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뮤지컬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동시에 단기적 유행일 수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광화문 연가’처럼 스토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러한 지속적 시도가 ‘맘마미아’나 ‘올 슉 업’과 같은 스테디셀러 작품의 탄생 기반을 국내 뮤지컬에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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