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광구’ 감독․배우들 “바다 괴물 만들기도, 연기하기도 힘들었다”
안성기 “나는 1년 반, 하지원은 5년 기다려 탄생한 영화”
[쿠키 영화] 올 여름 개봉 기대작 중 하나인 3D 액션 블록버스터 ‘7광구’가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먼저, 궁금증을 유발시키던 바다 속 괴생명체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켰다.
7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제작보고회에 참여한 CG 전문업체 모팩의 장성호 대표는 “괴물의 아이디어는 (제작자인) 윤제균 감독이 했다. 디자인을 하고 현실성을 구현하는 것이 나의 임무인데, 내가 욕심을 너무 부려 생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뭔가 독창적인 괴물이어야 했다. 영화나 게임에 나오는 여러 괴물들을 참고했지만 결국 스스로 상상해서 새로운 괴물을 만들었다. 바다 속 생물체다. 그러니까 해산물인 셈이다. 미더덕부터 멍게, 건어물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메가폰을 잡은 김지훈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의식한 듯 차이점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7광구’와 ‘괴물’의 차별성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나는 대작인 ‘괴물’과의 차별성을 목표에 두기보다는 그 근처에만 가자고 생각했다”고 선을 그은 뒤“하지만 괴물 자체의 차이점을 들자면 ‘7광구’의 괴물은 자체적으로 변신을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7광구’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3D 블록버스터 영화로, 총 1804컷 중에 1748컷이 CG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99% 이상이 가상의 공간에서 촬영된 셈이다. 때문에 배우들은 최소의 공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그린매트로 이뤄진 환경에서 촬영했다.
안성기는 “처음 영화 촬영을 시작했을 때는 괴물의 위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서로 달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가장 재미있게 찍었던 장면은 엘리베이터 장면이다. 배우들이 괴수가 나타나는 한 곳을 똑같이 응시해야 하는데 모두 시선이 달라 NG를 내고 현장에서 웃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들끼리 마음이 맞아 나중에는 말하지 않아도 같은 곳만 바라보게 됐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함께 자리한 여우주연 하지원은 “‘7광구’를 언론 앞에 공개하고 있는 이 순간이 꿈만 같다”며 “오랜 시간 기다리며 내가 맡은 여전사 캐릭터를 잘 연기할 수 있을지, 상상 이상의 비주얼을 자랑하는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를 찍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힘든 줄 몰랐다. 현장에서 김지훈 감독님과 안성기, 오지호, 박철민 등 여러 선배들이 나를 위해 항상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에 김 감독은 “이 영화는 하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영화다. 영화 찍는 내내 고생하고 다친 하지원에게 미안했다. 한국 영화계에 하지원 같은 배우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라고 극찬했고, 안성기도 “나는 ‘7광구’를 위해 1년 반 정도를 기다렸다. 하지만 하지원은 이 영화를 5년 동안 기다려 왔다. 그래서 감정이 북받친 것 같다”며 후배를 격려하는 훈훈한 장면을 보여 줬다.
영화 ‘7광구’는 한반도 남단 7광구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석유시추선 ‘이클립스 호’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대원들 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화려한 휴가’를 연출한 김지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안성기, 하지원, 오지호 등이 출연한다. 오는 8월 4일 개봉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