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Style] 속살이 다 보이는 시스루 룩… 알쏭달쏭 패션 용어 ②

[Ki-Z Style] 속살이 다 보이는 시스루 룩… 알쏭달쏭 패션 용어 ②

기사승인 2011-07-18 12:57:00

[쿠키 문화] ‘시스루 룩’((See-Through Look). 온갖 행사에 참석한 스타들의 패션을 설명할 때 심심찮게 보이는 수식어다.
변정수, 한혜진, 소녀시대 태연 등 수많은 스타가 소화해 내 화제가 된 이 패션은 살결이 다 비치는 소재로 된 옷으로 섹시미와 건강미를 과시하는 룩(Look)에 쓰이는 말로, 생각보다 꽤 긴 역사를 숨기고 있다. 시스루(See-Through), ‘다 뚫고 볼 수 있다’는 뜻을 가진 이 용어를 알아보자.

★나폴레옹 시대, 감기 걸리는 ‘속옷 패션’ 귀부인들

19세기 초, 프랑스 나폴레옹(1세) 제정 시대에 들어선 프랑스의 여성 패션은 화려했던 궁정 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 바로 순수하고 사랑스러움을 강조한 ‘엠파이어 라인 드레스’의 대유행인데, 나폴레옹의 부인 조세핀이 즐겨 입었다는 이 드레스는 아주 얇고 흰 명주 혹은 실크로 만들어졌다.

당시에는 속옷이나 다름없어 보는 사람을 퍽 민망하게 만들었다는 이 드레스들은 나중에는 보일 듯 말 듯, 몸의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내어 풍만한 귀부인들의 몸매를 여과 없이 보여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발적 인기를 누린 덕분에, 당시의 대귀족 남편들은 이 ‘속옷 패션’에 대해 아주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심지어 추운 겨울에도 이 ‘속옷 패션’을 버리지 못한 귀부인들은 지독한 독감에 걸려 폐렴으로 발전해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매혹적 ‘시스루 패션’의 발단이다.

★1990년대, 풍만함과 과감함을 강조한 섹시미, 시스루의 부활

지난 1990년대, 버블 경제의 거품이 꺼지고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들이닥친 이 시기에도 패션계만은 호황을 누렸다. 불황이라는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가 패션계에서 화려함과 섹시함으로 폭발한 것. 디자이너들의 색채는 원색으로 점철됐고 이 시기 오건디, 시폰, 망사 등 고급스러운 소재들이 줄줄이 런웨이에 올려졌다.

더욱이 1990년대를 뒤흔든 천재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John Galiano)가 프랑스 파리 기성복 패션쇼에 등장하며 섹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유행은 몇 년 동안 런웨이의 단골 소재로 자리 잡았다. 이 때 여성의 부드럽고 풍만한 라인을 강조하는 시스루 룩도 다시 한 번 빛을 보게 된다. 수많은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질세라 다 비치는 시스루 패션으로 자신의 몸매를 뽐냈고, 동시에 노골적으로 섹스어필하는 광고들 또한 광고시장에서 앞을 다투었다. 아직도 패션 광고시장에서 가장 세련된 섹시코드 광고로 손꼽히는 돌체 앤 가바나(Dolce&Gabbana)의 광고 가이드라인 또한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이제는 자연스러운 섹시미로

그리고 21세기, 자연주의와 웰빙 바람이 불며 패션계의 섹시 코드 바람은 잠깐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여성들의 풍만함과 인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꺼지지 않았다. 지난 2008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가 고급스럽고 우아한 레이스와 오건디 소재의 컬렉션을 런웨이에 올리며 또 다시 ‘시스루 전쟁’의 신호탄을 발사했다. 그동안 2000년대 초반의 ‘착하고’ ‘사랑스럽고’ ‘어린’ 패션에 따분해 하던 패션 피플이 그 ‘언니 같은’ 섹시미에 열광한 것은 당연지사.

펑퍼짐하고 헐렁하던 패션은 다시 꽉꽉 조여져 풍만한 몸매를 드러냈고, 살짝 드러내기는커녕 ‘대놓고 다 보여 주는’ 시스루 패션이 다시 여배우들의 옷장을 채우기 시작했다. 어린 소녀 이미지의 아이돌들은 ‘저 이제 다 컸어요’라고 말하듯 시스루 룩을 통해 자신의 성숙미를 과시했고, ‘명품 몸매’를 가진 여자 스타들은 가감 없이 보여 주면서도 슬쩍 훔쳐 보는듯한 느낌을 비치는 ‘시스루’ 소재를 사랑했다. 그리고 일반인들조차 이제는 과감히 자신을 드러내니, 바야흐로 ‘시스루’의 전성시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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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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