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부과 및 수출입품 통관, 밀수방지 등을 담당하는 관세청이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안보 관련 행사를 무더기로 홍보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미국발 경제위기로 촌각을 다투고 비상대응에 나서야할 경제부처가 안보 홍보에 골몰하면서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16일 관세청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이번주 보도자료를 보면 총 5개 중 3개가 안보와 관련돼 있다. 16일에 ‘관세청, 전투식량 시식행사 개최’ 보도자료가 나간데 이어 17일 ‘정성산 감독 초빙 관세청 안보특강-북한인권의 실상, 요덕스토리’, 19일 ‘국지도발의 현장, 천안함 안보체험 행사실시’ 등이 예고됐다.
업무와 관련한 보도자료는 16일 보도용의 ‘월간 수출입 동향 확정’과 19일의 ‘관세행정 관련 물가안정 대책’ 2개 뿐이다.
관세청측은 “이번주(16일~20일)가 을지훈련 주간이어서 훈련과 관련된 내용을 보도자료로 내다 보니까 건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례적으로 안보특강 등은 내부 일정으로만 잡고 전국민을 상대로 하는 보도자료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세청의 이런 홍보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실제 같은 과세 업무를 담당하는 국세청의 경우 17일에 안보특강이 있지만 이를 보도자료로 예고하지는 않았다. 관세청은 또 지난해 을지훈련(2010년 8월16~20일)때에는 안보관련 행사를 보도자료로 배포하지 않았다.
관세청 관계자는 “안보 및 예비군 교육을 담당하는 비상기획관이 이번에 새로 오면서 의욕있게 홍보하려고 보도자료 배포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세청 안팎에서는 지난달 주영섭 청장이 부임한 후 의욕이 지나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