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쓰고도 점수 못딴 오바마…

돈쓰고도 점수 못딴 오바마…

기사승인 2011-08-23 20:12:00
[쿠키 지구촌] 리비아 내전에서 반정부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나라는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 3개국이다. 하지만 사태 종결이 임박하면서 각국 지도자의 성적표는 다르게 나타났다고 23일 CNN 등이 보도했다.

가장 발 빠르게, 적극적으로 개입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점수가 가장 높다. 사르코지는 지난 3월 국제사회에서 처음으로 반정부세력이 세운 과도국가위원회(NTC)를 리비아의 유일한 합법적인 대표로 인정했다. 최초 리비아 군사 공격인 ‘오디세이 새벽’ 작전을 감행할 때도 프랑스군이 선봉에 서서 공습을 단행했다.

트리폴리 시내에서 만난 한 청년은 “사르코지와 캐머런 덕분에 우리는 새로운 국가에서 새로운 삶을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나토의 군사작전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역시 좋은 점수를 얻는다. 영국 공·해군은 3월 이후 리비아에 크루즈 미사일 등을 발사, 890개의 목표물을 파괴했다. 트리폴리 함락 작전에서 서쪽의 나후사 산악지대를 이용한 것 역시 영국군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영국의 경우 팬암 항공기 폭파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리비아를 옹호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가장 실익이 없었던 것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다. 미국은 리비아 사태 초기에 군사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공격에 나서기는 했으나 나토에 작전권을 넘겨주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부채 상한 협상을 앞두고 의회 승인 없이 리비아전에 개입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이 컸던 탓이다.

미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이런 저평가에 비해 투자는 많았다는 점이다. 미 국방부는 미국이 7월 말까지 리비아 관련 작전에 8억9600만 달러(약 9700억원)라는 돈을 투입했으며, 총 군사작전의 4분의 1 이상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총 1만9877차례의 나토 주도 출격 가운데 27%에 해당하는 5316회가 미군 항공기의 출동이었으며, 이 중 1210회가 공습임무 수행이었다. CNN은 “여론 조사 결과 등으로 볼 때도 리비아 사태는 오바마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됐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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