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빠져드는 영상과 음악, 그러나 아쉬운 스토리…”
[줄거리] 영화는 전설로 불리던 조직 세계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두헌(송강호)과 그를 감시하라는 의뢰를 받고 접근한 세빈(신세경)의 이야기를 그린다. 요리학원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두헌을 총애하던 조직의 보스가 세상을 떠나고 이미 조직을 은퇴한 두헌이 후계자로 거론되자 조직 내 분열이 일어난다. 급기야 두헌을 감시하던 세빈은 그를 죽이라는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세빈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힘들어하고 두헌은 세빈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노력한다.
[Good] 영화는 눈과 귀를 황홀하게 한다. ‘그대안의 블루’ ‘시월애’를 통해 탁월한 영상 감각을 인정받은 이현승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영상미를 창조했다. 보색 관계인 블루와 레몬옐로우 조명을 사용, 빛이 충돌하게 되는 조명을 설계해 영상에 감정을 불어넣었다. 이에 써드 코스트의 감미로운 음악이 더해져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충무로의 대표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송강호의 연기력도 빛을 발한다. 과장되지 않고 절제된 그의 연기는 신세경의 다소 불안한 연기에도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간다. 또 송강호식의 개그와 유머도 영화 속에 잘 녹아들어 관객의 긴장을 풀어준다. 불균형할 것 같았던 신세경과 송강호의 조합도 오묘하게 잘 어울린다. 신세경의 깊은 눈빛과 미모는 아름다운 영상과 만나 절정을 이룬다. 또 연기파 배우 천정명, 이종혁, 김민준, 윤여정, 김뢰하, 오달수 등이 조연으로 출연해 영화에 힘을 보탰다.
[Bad] 뛰어난 영상에 비해 스토리가 가진 힘이 부족하다.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에는 에피소드들이 약하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역시 예측 가능하고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신선한 요소가 더해졌다면 좋았을 뻔 했다. 신예 신세경은 울프 컷에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외적으로는 어울리지만 주먹질, 욕설, 대사처리 등에서 신인배우의 약점을 드러내 아쉽다. 영화는 오는 31일 개봉하며 15세 이상 관람가다. 러닝타임은 120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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