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들겨 맞아도 다이아면 OK?…광고에 인터넷 발끈

두들겨 맞아도 다이아면 OK?…광고에 인터넷 발끈

기사승인 2011-09-01 09:15:00

[쿠키 지구촌] ‘흠씬 두들겨 맞아도 다이아 목걸이면 OK?’

주먹을 휘두르며 자신을 폭행하는 남편이라도 다이아 목걸이나 사치스러운 옷과 가구만 사준다면 용서가 된다는 내용의 광고가 전 세계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캐나다의 유명 미용실이 내건 이미지 광고인데 인터넷에선 해당 미용실을 이용하지 말자는 보이콧 운동까지 벌어지는 양상이다.

1일 글로벌에드먼턴 등 캐나다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앨버타주 애드먼턴에 있는 ‘플뤼드’ 미용실이 최근 제작해 인터넷에 올린 이미지 광고가 가정폭력을 정당화하고 여성을 폄하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문제가 된 광고를 보면 비싼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소파에 앉아 있고 그 뒤에 정장을 잘 차려입은 남성이 서 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화려한 꽃무늬 소파에 앉아 있는 여성의 오른쪽 눈은 남편에게 맞은 듯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고 남성은 큼직한 다이아 목걸이를 들고 있다. 광고 한 켠에는 ‘뭘 해도 멋져 보여(Look good in all you do)’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광고를 본 전 세계 네티즌들은 광고가 가정 폭력을 정당화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여성을 때려도 다이아 목걸이나 비싼 드레스·구두, 사치스러운 가구만 사주면 괜찮다는 잘못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어 광고 문구가 남성의 폭력을 정당화시켜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캐나다 네티즌들은 광고를 한 플뤼드 미용실을 보이콧해야한다는 목소리마저 내놓는 모습이다.

논란이 점차 커지자 플뤼드 미용실측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극히 평범한 광고”라며 “가정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여성을 폄하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플뤼드 미용실이 함께 제작해 인터넷에 공개한 다른 광고 사진을 보면 노숙자나 폭주족, 살인마 여성들이 등장한다. 즉 ‘뭘 해도 멋져보여(Look good in all you do)’ 문구는 이런 험한 일을 하는 여성도 자신들의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다듬으면 예뻐보인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문제가 된 광고도 폭력을 멋지다고 표현한 게 아니라 남편의 폭력에 피해를 입었더라도 자신들의 미용실을 이용했다면 스타일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미용실측의 이 같은 해명에도 인터넷에서는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폭력적인 광고를 굳이 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즉각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