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문화] “물질 추구의 현실적 결혼? 이상적 결혼이 행복한 이유를 말해주다”
[줄거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인생의 마지막 선택으로 결혼을 택한 남자.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여자를 만나게 된 남자는 집, 옷, 시계, 신발까지 모든 것을 빌리게 된다. 빌리는 시간은 80분 20초. 그 안에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남자를 찾아온 여자도 외적인 조건으로 남자의 마음을 사려한다. 엉뚱하고 착한 성격이지만, 결혼을 위해서 성형을 하고 완벽한 남자를 찾으려 하는 여자. 그러나 이 두 남녀의 만남은 순간순간의 사건으로 인해 얽히게 된다. 남자가 빌린 집의 집사는 매 시간마다 남자의 옷과 시계, 신발 등을 빼앗아간다. 대여 시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여자는 의문을 품지만, 그러면서도 서로에 대한, 과거에 대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서로 외적인 면만 보고 만나려 했던 이들. 둘은 결혼할 수 있을까.
[Good] ‘결혼’은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현대 남녀들의 비뚤어진 결혼관에 관한 이야기다. 물질을 보지 말고, 사람의 마음을 보고 결혼을 하라는 이야기는 너무나도 흔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는지는 탄탄한 스토리에서만 가능하다. ‘결혼’은 왜 물질이 아닌 마음을, 사람을 봐야 하는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최고의 희곡작가인 이강백의 작품으로 1974년 초연 이후 꾸준히 호평을 받았으며, 삼일로창고극장을 지킨 정대경 대표의 연출로 더욱 빛난다. 극 중간 의외의 인물의 깜짝 등장과 연기 그리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배우들로 인해 관객들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Bad] ‘결혼’은 단 세 배우가 끌고 가다보니, 배우들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클 수 있다. 특히 남자 역의 박형준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물론 이를 집사 역의 이창완이 잘 받혀주기는 하지만, 대사와 호흡의 불안정이 느껴진다. 오는 9월 24일까지 서울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되며, 만 12세 이상 관람가다. 러닝타임은 90분.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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