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경주마를 소재로한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제작 화인웍스)에는 ‘해운대’ ‘과속스캔들’ ‘국가대표’가 마명으로 등장해 쏠쏠한 웃음을 선사한다.
‘챔프’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경을 다친 기수 승호(차태현)와 같은 사고에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친 경주마 우박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절름발이 경주마 우박이는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 승호를 태우고 기적적으로 경주에서 우승해 나간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경주 장면은 박진감 넘치게 묘사돼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환경 감독의 재치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우박이는 해운대, 국가대표, 과속스캔들이라는 이름을 가진 말들과 각축전을 벌이며 당당히 우승한다. 흥행에 성공한 세 영화의 이름을 딴 말들과의 경주 장면에 대해 이 감독은 “제작진의 바람을 투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 영화처럼 ‘챔프’도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경주마의 이름은 딸 이름, 담배 이름 등 마주의 마음에 따라 지어진다. 실제로 경마장에서는 ‘아줌마’ ‘아저씨’라는 말이 있어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아줌마를 따돌리고 아저씨가 우승했습니다’라는 멘트를 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박이와 각축전을 벌이는 마명을 연출부와 제작부에 공모했고 가장 많이 나온 마명을 택했다. 그것이 해운대, 과속 스캔들, 국가대표다. 이 영화들처럼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영화 속에 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경마 아나운서의 멘트, “우박이가 해운대, 과속스캔들, 국가대표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라는 대사는 제작진의 솔직한 바람일 것이다.
언론시사회 후 ‘챔프’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다. 말(馬) 나오는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깼다는 평이다. 차태현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웃음과 감동 코드는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웃음과 감동의 두 가지 선물을 가능케 한다.
오는 7일 개봉하는 ‘챔프’는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루나는 천장골관인대염 진단을 받고 경주마 사상 최저가에 낙찰됐지만 마주와 조교사의 보살핌으로 지난 2004년 데뷔, 국내 유수의 경주에서 13회나 우승하며 몸값의 74배를 벌어들였다. 또 지난 2009년 마지막 은퇴 경주에서는 선두에 달리던 말을 0.1초 차이로 따돌리며 역전승을 거둬 ‘챔프’의 모티브가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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