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실명사용, 땅굴 등장 등 궁금증 파헤치기

‘하이킥3’ 실명사용, 땅굴 등장 등 궁금증 파헤치기

기사승인 2011-09-09 09:47:01

[쿠키 연예] ‘하이킥’ 시리즈의 3편인 MBC 새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윤곽을 드러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을 연출한 김병욱 PD가 제작하는 ‘하이킥’ 시리즈로 MBC와 87억 원에 제작·공급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았다.

이전 작품들이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기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상당하다. “잘해도 본전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를 의식한 듯 김병욱 PD는 제작보고회 내내 “이전 편들보다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크게 기대하지 말아달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궁금증을 자아냈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뜻부터 ‘하이킥’ 시리즈에서 배우들이 실명을 사용하는 이유와 이번 작품의 특징 등에 대해 알아봤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무슨 뜻?

김 PD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의미에 대해 “몰락한 가족과 패자들의 희망을 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극 중 안내상은 부도를 맞고 아내 유선과 아들 종석, 딸 수정을 데리고 빚쟁이들을 피해 처남 계상의 집으로 도망간다. 그러나 이 집도 빚쟁이들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들은 6.25때 피난용으로 파놓은 땅굴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생활한다.

이전 작품과 달라진 점에 대해 김 PD는 “이번 작품에서는 다이내믹한 면을 강조했다. 멜로보다는 소동 중심으로 풀었고 코미디적인 요소도 더 많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지붕뚫고 하이킥’을 ‘지붕킥’이라고 줄여 부른 것과 관련, 이번 작품을 어떻게 줄여 불렀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줄여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하이킥3’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전 작품들과 전혀 다르기에 독립적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극 중 배우들이 실명을 사용하는 이유는?

‘하이킥’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극 중 인물들이 실명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안내상, 윤유선, 윤계상 등이 실명으로 등장하고 크리스탈은 본명인 수정으로 불린다.

캐릭터의 이름을 배우 이름 그대로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PD는 “제가 다큐멘터리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사실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면서 “배우들도 본인의 이름으로 등장하면 자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잘할 것 같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내상은 “본명을 극 중에서 쓰다 보니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실적인 느낌이 강해 연기를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 PD는 실명사용을 비롯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배우의 캐릭터를 담기 위해 노력한다. 캐스팅 과정에서도 대본을 두고 배우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성격이나 말투에 맞춰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김 PD는 “맞춤형 캐릭터라고는 못해도 배우에게 맞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모든 캐릭터의 원형 ‘순풍 산부인과’에 다 있다!

김 PD는 시트콤 ‘LA 아리랑’으로 연출을 시작했다. 캐릭터의 콘셉트를 잡고 연출을 한 것은 ‘순풍산부인과’부터다. 그는 “‘하이킥’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의 원형은 ‘순풍 산부인과’에 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의 해리 캐릭터는 ‘순풍 산부인과’의 미달이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작품의 박하선 역시 ‘거침없이 하이킥’의 서민정과 비슷한 면이 있다. 안내상은 자존심 센 마초 같은 캐릭터로 무능한 가장 느낌이 ‘순풍 산부인과’의 박영규를 떠올린다.”

이어 “같은 대본을 줘도 어떤 배우가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진다. 그만큼 배우가 표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고 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지붕뚫고 하이킥’에서의 황정음 캐릭터와 이번 작품의 백진희 캐릭터는 비슷하다. 하지만 두 배우가 가진 특징이 다르기에 다른 색으로 표현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아역과 할아버지 역이 사라진 것에 대해 “기존에 해오던 시트콤의 재미를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솔직히 그동안 해온 것이 있기에 노년층과 어린이로 코믹한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이 더 쉽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에서 많이 보여줬기에 자기복제 같은 느낌이 들어 피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3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 있긴 하지만 보편적이지는 않다. 보다 현실감 있는 시트콤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땅굴의 등장과 변화, 작품의 주제 담아…”

이번 작품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땅굴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봉이,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방과 거실을 연결하는 작은 통로가 등장했다. 이번에는 땅굴이 두 집을 이어준다.

김 PD는 “예전부터 땅굴을 소재로 하고 싶었지만 제작비 때문에 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운 좋게도 현실화됐다”면서 “철학적 뜻은 없고 몸 개그를 더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땅굴은 빚쟁이에게 쫓겨 도망가는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싹트는 장소가, 아늑한 휴식의 장소가, 도피처가 될 것이다”면서 “땅굴의 공간적 변화가 작품의 주제와 결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트콤은 옆집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어야 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을 것이다.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안내상, 윤유선, 윤계상, 서지석, 박하선, 크리스탈, 박지선, 고영욱, 강승윤, 이적, 윤건, 김지원, 줄리엔, 이종석, 백진희 등이 출연한다. 120부작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오는 19일 ‘몽땅 내 사랑’의 후속으로 방송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지윤 기자 poodel@kukimedia.co.kr
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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