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5인조 걸 그룹 걸스데이(소진, 지해, 민아, 유라, 혜리)는 각각의 뚜렷한 개성으로 보는 이들을 항상 즐겁게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말에 깔깔거리며 웃기도 하고, 잠시 다른 걸 그룹과 혼동해 내뱉은 질문에도 ‘쿨’(Cool)하게 답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데뷔한 걸스데이는 수많은 걸 그룹들의 데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또 걸 그룹 나왔어’ 수준에서 그쳤다. 도리어 첫 방송에서 불안한 음정을 선보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걸스데이에게 ‘안좋은’ 기억은 여기까지였다. 두 번째 방송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 단번에 ‘반전돌’로 등극했다. 멤버를 교체한 후 3개월 만에 내놓은 ‘잘해줘 봐야’는 걸스데이의 ‘폭풍 라이브’와 강렬한 퍼포먼스로 단번에 대중들의 시선을 휘어잡으며 ‘롱 런’할 수 있는 걸 그룹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는 승승장구였다. 민아는 예능에 출연해 잠재돼 있던 예능감을 단번에 발휘했고, 이후 발표한 ‘반짝반짝’ ‘한번만 안아줘’는 데뷔 1년이 갓 지난 이들을 ‘수 많은 걸 그룹 중 하나’가 아닌, 그냥 ‘걸스데이’로 대중들의 머릿속에 남게 했다. 오랜만에 만난 걸스데이에게 올 상반기 어떠했는지 물어보자 “행복했어요”라는 답이 바로 돌아왔다.
“행복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죠. ‘반짝반짝’은 음원 차트에 무려 17주 동안 탑텐(TOP10)안에 들어가 있었어요. 그때는 활동하냐고 인식하지 못했는데, 되돌아보니 굉장히 오래 있었더라고요.”(소진)
이들이 행복하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 걸스데이는 이 곡으로 음원 차트 뿐 아니라 케이블-지상파 음악방송 차트에서도 10위 권 안에 들어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걸 그룹들의 치열한 전쟁은 물론, 당시에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열풍이 거셀 때였다. 그리고 뒤이어 발표한 ‘한번만 안아줘’에 이어 ‘너 한눈 팔지마’는 3연속 히트라는 기분 좋은 상황까지 만들었다.
일본 진출 전, 국내 팬들을 위해 발표한 ‘너 한눈 팔지마’는 지난 2일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벅스뮤직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멜론, 소리바다, 올레뮤직, 벅스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경쟁 가수들은 쟁쟁한 다비치, 리쌍 등이다. 그러나 이 곡으로 이들은 국내 활동은 하지 않는다.
“많이 아쉽죠. 노래도 굉장히 잘 나와서, 곡을 들고 방송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싶었지만, 일본 진출을 준비해야 하니까 이번에는 음원으로만 팬들과 만나야 하죠. 그러나 나중에 방송에서 좋은 퍼포먼스와 함께 팬들에게 들려줄 기회가 있겠죠.”(민아)
방송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이며, 대중들과 만나는 걸스데이지만 무대 밖을 벗어나면 발랄한 소녀들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고 길에서 이들에게 연락처를 받으려는 사람들부터, 길을 물어보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저랑 민아랑 코엑스에 놀러갔는데, 남자애들이 말을 걸고 연락처를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나가고 나서 민아가 ‘우리 걸스데이인데’라고 조그맣게 말하면서 웃었죠.”(소진) “사실 학교에서도 맨 얼굴일 때는 잘 못 알아봐요. 반에 앉아있으면 그제서야 저인 줄 알죠.”(민아) “전 저한테 길을 물어보는 일이 종종 있어요. 아직은 못 알아보시는 듯 해요.”(해리)
모든 멤버들이 전방위적으로 활약하지만, 올 추석은 지해에게 특히 각별한 시기다. 추석이 지나면 영화 ‘온전한 도시’를 통해 배우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2011년 전주영상위원회 인큐베이션 사업에 장편부분 당선 작품인 스릴러 영화 ‘온전한 도시’내 10개 에피소드 중 한편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다른 분들은 2일부터 촬영에 들어가고 전 추석 지나고 나서 촬영해요. 연기는 처음이니까 설레죠. 촬영 들어가면 어떨게 뭘 해야할지 걱정이 많을 것 같아요.”(지해)
추석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소원을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시상식에 서고 싶다”였다. 지난해 데뷔 후 가요 시상식이나 연말 가요프로그램에 이들이 서지 못하고 집에서 봐야했다.
“상을 방고 싶다기보다는 그 시상식장에 서고 싶어요. 지난해에는 시상식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과연 우리가 저 자리에 서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는 꼭 서고 싶어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사진=박효상 기자 islandcit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