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아돌 보이 그룹 막내들은 쉽게 기를 펴지 못해, 종종 조용한 성격으로 오해받는다. 팀에서 형들이 중심을 잡고 있으니 당연 자신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 그런데 그 틀을 조금만 벗어나면 도리어 막내들의 끼는 형들보다 빛을 발한다.
슈퍼주니어 막내 려욱과 제국의아이들 막내 형식이 그렇다. 지난 7월 14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늑대의 유혹’에서 이들은 첫 뮤지컬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실력’을 선보이며, ‘막내들의 반란’을 보여주고 있다.
‘늑대의 유혹’은 인터넷 소설 작가 귀여니의 2003년 작품으로 2004년 영화로도 개봉돼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당시 강동원과 조한선의 열연으로 여성들의 큰 인기를 모았으며, 이청아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놨다. 려욱은 강동원이 연기했던 정태성을, 형식은 조한선이 연기했던 반해원을 무대에서 열연한다.
이번 뮤지컬은 이들 두 명에게 꽤 잘 맞았다. 우선 뮤지컬 넘버가 정통 뮤지컬 호흡법을 굳이 따라갈 필요 없는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로 이뤄졌다. 동방신기의 ‘오정반합’, 샤이니의 ‘누난 너누 예뻐’, ‘루시퍼’ 2PM ‘하트 비트’(Heart Beat) 등은 이미 이들에게 익숙한 노래로, 소화해내는데 무리가 없었다.
연기 역시 이들에게는 편안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청소년들의 성장 이야기를 다뤘기에, 무게를 덜고 자신들의 성격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복을 입은 모습이나, 10대 시절 다소 건방을 떠는 모습이 이들에게 썩 잘 어울렸다. 간간히 팬들을 위한 애교는 아이돌 그룹의 막내들다웠다.
각각 바쁜 스케줄 때문에 한 무대에 서기 어려웠던 이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 ‘드림데이’인 22일과 26일 공연은 둘에게도, 팬들에게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부분 뮤지컬 경력자들로 채워진 무대에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 두 명이 익숙한 서로에 대한 감정으로 절묘한 분위기를 이끌고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 관계자들 역시 “사실 둘 다 뮤지컬이 처음이라 전문 뮤지컬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보다는, 아무래도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둘이 호흡을 맞출 때 더 편안해 보였다”고 말했고, 실제로 ‘드림데이’ 공연 때, 이를 증명했다.
무대 뒤편에서 만난 려욱은 “처음에 형식이를 만났을 때, 어떤 성격인지 몰라 걱정했는데 같이 연습을 하다 보니 귀여운 동생이었다”고 말했고, 형식은 “연습할 때부터 정말 잘 대해주는 형이다”며 서로에 대해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둘 때문에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팬들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뮤지컬 ‘늑대의 유혹’은 오는 10월 30일까지 공연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