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변호사 주로 사는 그곳, 대통령 사저 뉴스에…

교수, 변호사 주로 사는 그곳, 대통령 사저 뉴스에…

기사승인 2011-10-11 20:19:00
[쿠키 정치] 서울 양재동에서 헌릉로를 따라 차로 10분 정도 들어가면 전원주택 130여 가구가 모여있는 그림 같은 마을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가 들어서는 서울 내곡동 능안마을이다.

11일 오후 2시 이 마을은 서울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대부분의 집에 작은 정원이 있었고 담벽에는 넝쿨이 드리워져 있었다. 주차된 차들은 외제차가 많았다.

담벼락엔 ‘전용 주거지역이니 외부 방문객은 차량과 소음 등 주변과 마찰이 없도록 주의 요함’이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는 집도 보였다.

한 주민은 “조용하고 공기 좋은 게 장점”이라면서 “교수, 세무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이 많이 산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사저가 들어서는 게 알려지면서 외부인의 출입이 잦아지고 있다.

이날 사저 터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주민들과 방문객들은 “이게 그 집이냐”며 대문 앞을 기웃거렸다. 대문 사이로 보니 건물은 아직 없고, 집터를 닦는 공사가 한창인 듯 땅이 파헤쳐져 있었다. 사저 터는 야산과 바로 인접해 있고, 뒤에는 예비군 훈련장이 있다.

지역 주민은 “사저 터는 고급 한정식 집이 있던 곳”이라면서 “한정식 집이 몇 달 전부터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뒤 땅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땅값이 최대 관심사였다. 부동산 업자는 “땅값 올랐느냐는 문의가 엄청나다”면서 “7년간 부동산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 주민은 “이 마을이 원래 평당 1300만∼1500만원인데, 대통령 사저가 들어선다고 하니 평당 2000만원을 부르는 사람도 있더라”고 전했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박모(82)씨는 “대통령이 와서 도로가 넓어지고 편의시설이 늘어나 살기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주민은 “이제 우리 마을도 전국적인 명소가 되는 거냐”며 반겼다.

그러나 한 60대 주민은 “여기가 1종 전용주거지역이어서 건물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대통령이 와서 개발이 더욱 제한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모(60·여)씨는 “CCTV가 설치되고 경호원들이 배치되면 조용한 마을 분위기가 흐려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신은정 기자
sunny@kmib.co.kr
신은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