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흘리면 죽는다” 日초등생 방사능 괴담 흉흉

“코피 흘리면 죽는다” 日초등생 방사능 괴담 흉흉

기사승인 2011-11-02 00:17:01
[쿠키 지구촌] ‘학교 수돗물을 마시면 목에 암이 걸려 죽는다.’

일본 초등학생들 사이에 방사능과 관련된 괴담이 흉흉하게 나돌고 있다고 일본 주간지 ‘닛칸 스파’가 11월 1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잡지는 한 초등교원의 말을 빌어 일본의 초등학교 저학년생들 사이에 나도는 방사능 괴담들을 소개했다.

괴담들은 주로 ‘차를 마시면 죽는다’거나 ‘갑자기 코피를 흘리면 죽는다’, ‘머리를 긁었는데 손에 머리털이 빠져 나오면 몸 속 방사능이 방출된다는 신호다’, ‘(방사능) 핫 스폿에 가면 입안에서 철의 맛이 난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내용이다.

잡지는 그러나 초등학생들이 막연히 믿는 방사능 공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끊임없이 현대 도시인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도시전설’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선 학교에서는 비가 오는 날이면 코피가 난 아이들이 “저 이제 죽는 거예요?”라며 양호실을 찾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양호실에 온 이유를 물으면 “체육관 지붕에서 떨어진 비를 맞았아여. 빗속에는 방사능이 가득 하잖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 교사는 “문제는 일부 교사들도 이런 괴담을 믿고 있어, 소란이 벌어져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사실 어린 학생들만 겪는 것이 아니다.

잡지는 요즘 일본인들 사이에서 몸 속 방사능을 배출시킨다는 정체불명의 민간요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쌀을 갈아 만든 미음을 며칠간 발효시킨 뒤 분무해 흡입하는 민간요법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맥주나 소금이 방사능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루머도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방사능 배출에 도움이 된다고 확인된 약이나 식품은 없다”며 “일부 민간요법은 방사능 배출은커녕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무턱대고 따라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