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연구원 이씨는 지난해 12월 연구실에서 최신 LCD 핵심기술을 클린용지(먼지가 나지 않도록 만든 용지)에 메모한 후 주머니에 넣어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회사 밖으로 빼냈다. 빼낸 자료는 부인 명의 이메일을 통해 한국인인 중국 A사 김 부장에게 넘겼다.
이 기술은 LCD 생산원가를 낮추고 고해상도의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연구원 김씨는 지난 1월 연구실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아몰레드 세부공정과 원가가 담긴 사업계획서를 사진으로 찍어 A사 직원의 부인 명의 메일로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영장 신청된 이 연구원과 김 연구원은 국내 동종 업계에서 근무하며 알게 된 중국 A사 김 부장으로부터 A사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이같이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사는 2003년 국내 동종 업체의 자회사를 인수해 핵심기술만 빼간다며 논란이 됐던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다. 전략기획실 직원 20여명 중 절반가량이 국내 기업 연구원 출신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아몰레드는 유리판에 바른 유기물이 전기 자극을 받으면 직접 빛을 내 얇은 두께에 선명한 화질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올 한해 세계시장 규모가 4조7000억원(42억 달러), 내년 9조5000억원(86억 달러)으로 전망돼 세계가 탐내는 기술이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