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전 세계에 ‘튀는 패션’으로 유명한 정치인 10걸 중 한 명으로 고(故)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선정했다.
타임은 9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몸과 어울리지 않게 재단한 카키색의 인민복과 5인치(12.7㎝) 키높이 구두, 거대한 안경과 선글라스 차림으로 수십 년 동안 돌아다녔다”며 “그러나 경애하는 지도자의 차림은 말 그대로 스타일을 구기는 것이었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장례식 날 평양 거리에 정렬해 명령에 따라 흐느꼈던 수많은 북한 주민들은 리무진 위에 실린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을 보면서 경애하는 지도자의 스타일을 마지막으로 힐끗 쳐다봤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타임은 지난 2009년 핼러윈 복장을 연상하게 하는 ‘최악의 드레서’ 중 한 명으로 김 위원장을 선정한 바 있다.
10걸에는 또 공화당 대선주자로 항상 스웨터 조끼를 갖춰 입는 릭 센토럼 전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을 비롯해 서민적인 운동복 차림을 좋아하는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와 카디건으로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꼽혔다.
중국 마오쩌둥의 진회색 인민복, 인도 귀족을 상징하는 네루 전 총리의 목 덮는 긴 재킷, 활동성을 강조하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바지, 각진 얼굴과 어울리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사각 테 안경도 포함됐다.
타임은 역시 톱 10에 든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해서는 “그의 모든 것이 패션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타임은 지난주 공화당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깜짝’ 2위를 차지한 센토럼 전 상원의원의 돌풍이 이번 10걸 선정의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친근한 이웃 아저씨 같은 넉넉함과 묵묵히 일만 하는 성실함을 연출하는 센토럼의 조끼가 한결같이 말쑥한 양복 차림을 한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킴으로써 돌풍의 진원이 됐다는 평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