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축구종가’ 잉글랜드대표팀이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를 앞두고 주장의 인종차별 논란과 이를 두둔한 사령탑 경질로 좌초 위기에 놓였다. 후임 감독에는 ‘해결사’ 거스 히딩크(66·네덜란드·사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대표팀 수비수 존 테리(32·첼시)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파비오 카펠로(66·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고 9일 밝혔다. 테리는 지난해 10월 퀸즈파크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안톤 퍼디낸드(27)에게 인종차별적 폭언을 퍼부은 혐의로 법정에 섰다. 퍼디낸드는 테리와 대표팀 동료이자 박지성(31)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동료인 리오 퍼디낸드(34)의 동생이다.
FA는 테리의 주장직 박탈 방침을 밝혔지만 카펠로 감독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여론의 급류에 휩쓸리고 말았다.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리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FA가 혐의를 인정하고 선수를 제재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내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데이비드 번스타인 FA 회장까지 여론에 합류하자 카펠로 감독은 용퇴를 결정했다. FA는 카펠로 감독의 사퇴를 받아들였다.
FA는 자국 여론의 비판을 잠재울 수 있게 됐지만 오는 6월 개막하는 유로2012를 앞두고 사령탑 공석으로 적지 않은 혼란을 겪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주관 방송사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후임 감독으로 히딩크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히딩크 감독이 주요 국제대회에서 탁월한 성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의 4강 진출을 이끌며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호주대표팀의 16강 진출, 유로2008에서는 러시아대표팀의 4강 진출 등 각국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하고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쳐 ‘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직접 지도한 터키대표팀의 유로2012 본선행 좌절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토트넛 핫스퍼(3위)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해리 래드냅(65) 감독도 히딩크와 함께 잉글랜드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할 지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