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써니힐의 음악은 듣기가 싫어요.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들으면 귀에서 계속 맴도니까, 다른 노래가 생각이 안나요.”
가요를 담당하지 않는 한 기자가 혼성그룹 써니힐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온 말이다. 기자 개인에게는 불만(?)일 수 있지만, 이런 점이 써니힐의 가요계에서 갖는 특별한 위치를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오랜만인, 1월에 ‘베짱이 찬가’를 내고 활동하는 써니힐에 최근 가장 큰 변화는 중심 멤버이자 청일점인 장현이 군에 입대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31일 입대한 장현은 ‘배짱이 찬가’의 2주간 짧은 활동을 마무리 했다. 그래도 멤버들은 항상 장현이 같이 있다고 말한다
“어느 분들은 오빠가 군대 간 이후에 ‘진짜’ 걸 그룹이 됐다고 말하기도 하시는데, 저희는 언제나 장현 오빠와 같이 하는 혼성 그룹이에요. 같이 무대에 오르지는 않지만, 지금 저희가 활동하는 앨범도 오빠가 모두 참여했고, 호흡을 맞췄으니까요.”
군 입대하는 날까지 배웅한 써니힐 멤버들은 현장에서 장현에게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등 군화 거꾸로 신으면 안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었다. 그러나 막상 장현의 빈자리는 어느 누군가 남자 가수가 채워야 할 판이고, 이에 장현을 배신(?)하고 남자 아이돌을 희망했다. 결국 미료, 아이유 등의 여자 가수를 비롯해 엠블랙 천둥과 지오, 허경환, 이현, 블락비 지코 등의 남자 연예인들이 무대에 올라 써니힐을 지원사격 했다.
“오빠에게는 미안하지만, 남자 아이돌 멤버가 같이 무대에 계속 섰으면 좋겠죠. (웃음) 특히 세븐 선배가 저희 무대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그냥 저희 희망이고, 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요.”(웃음)
말은 이렇게도 해도 장현에 대한 이들의 관심과 애정은 높았다. 장현이 자대 배치를 받은 후, 위문 공연까지 생각하고 있다. 이미 그동안 숱하게 군 위문공연을 서 본 써니힐이기에, 자신들을 바라보는 수많은 군인들 중 장현이 있다고 생각하면 재미있을 것이라 말한다.
“위문 공연 많이 서봤죠.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저희도 군대를 좋아하고요. 지난 활동 때 위문열차를 거의 두 달이상의 갔었던 것 같아요. 만일 오빠가 있는 부대에 위문열차를 가게 되면 무대에서 멘트도 해줘야죠. 잘 지내라고요.”
써니힐은 앨범을 낼 때마다 특별히 예능 등에 출연하지 않아도 꾸준한 인기를 얻는다. 이는 앨범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보통 10위 안에 딱 머물러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대개 가수들이 1위를 찍고 순식간에 떨어지거나, 관심 밖으로 떠나곤 하는데, 써니힐은 10위전후로 해서 오랜 시간 머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차트에서 보이던 인기는 현장에서까지 느끼게 된다.
“요즘에 길을 다니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이 신기할 정도에요. 실제로 장현 오빠 군대 보낼 때 현장에서 저희를 많이 알아보시더라요. 그래서 농담 삼아 저희가 ‘오빠 군대 보내려고 갔는데, 우리 인기만 실감하고 왔다’고 말할 정도니까요.”(웃음)
‘미드나잇 서커스’이후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들이 못내 아쉬운 것은 지상파 음악프로그램 1위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빠른 시간내 달랠 수 있을 듯 싶다. 음악성이 탄탄하고 자신들만의 색깔이 분명한 써니힐이기에 말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