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이슈] ‘블락비 사태’, 뭘 남겼나

[Ki-Z 이슈] ‘블락비 사태’, 뭘 남겼나

기사승인 2012-02-25 13:30:00

[쿠키 연예] 마약이나 음주운전, 뺑소니 등의 범죄 사실이 아닌 이상 연예계 이슈가 일주일 내내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는 쉽지 않다. 특히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며 대형 이슈조차 하루 이틀이면 묻히는 현재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런 면에서 이제 데뷔 2년차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태국 인터뷰 논란은 신기할 정도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알려지던 블락비의 태국 인터뷰 내용이 대중들에게 일파만파 알려진 것은 19일. 블락비는 1월말 태국의 인터넷 매체 RYT9와 가진 영상 인터뷰에서 태국 홍수 피해에 대한 장난스러운 발언과 무례한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에서 블락비는 “금전적인 보상으로 마음이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며 “가진 게 돈밖에 없거든요. 7000원 정도?”라고 말했고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이에 태국 출신인 2PM의 닉쿤은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태국의 홍수 피해 관련된 일들에 대해 별 생각 없이 말씀하시는 분들, 태국인인 입장에서 기분이 나쁘네요”라며 “그리고 태국에 오셔서 생각 없이 행동하시는 것 보단 이 나라에 대한 예의를 갖춰 주시고, 올바르게 인식할 줄 아는 태도도 갖춰 주세요”라고 쓴소리를 하면서 일은 더 커졌다.

이후 일주일 동안 블락비 멤버들의 개개별 사과, 영상 사과, 지코 삭발, 2PM 팬들과의 충돌, 악성 댓글로 인한 막내 피오 입원, ‘자설서명운동’ 자작극 논란 등 매일 블락비와 관련된 이슈가 쏟아졌다.

블락비 사태는 국내에는 아이돌 그룹들의 무분별한 양산에 대한 경종을, 국외로는 한류에 임하는 국내 연예인들의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아이돌 그룹들이 난립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실제 블락비에 대한 비난이 단순히 “사과하고 자숙하며 다시는 이런 일은 반복하지 마라”라는 수준의 지적을 벗어나, 인신공격 및 ‘자살’까지 거론되는 악성 댓글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 이는 블락비가 대상이 아닌 아이돌 그룹 전체에 대한 지적일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블락비에 대한 비난은 어쩌면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계속 나오는 것에 대한 대중들의 거부감일 수 있다. 그러던 중 블락비가 제대로 걸렸다고 본다”며 “이는 앞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 사실 별거 아닐 수 있는 내용까지도 비난 댓글 등이 달릴 때부터 조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어나면 안 될 일이지만, 앞으로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사소한 실수조차 대중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솔직히 어떻게 소속 아이돌 가수들의 처신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며 “이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앞으로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인터뷰를 포함해 트위터 등의 발언까지도 소속사에서 본격적으로 조절해야 하지 않나라는 고민을 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돌 그룹에 대한 교육이 강화될 것은 분명하다. 현재 걸 그룹을 준비하는 한 가요제작자는 “지금 연습생들에게 춤과 노래 연습을 시키는 것 이외에도 항상 말조심하고 사람들을 대하는데 있어서 신인답게 하라고 충고한다. 데뷔 후에도 당연하지만, 연습하는 지금도 자칫 ‘과거에 이러이러했다’는 말이 안 돌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주간 연예계를 뒤흔든 ‘블락비 사태’가 아이돌 그룹 멤버나, 이들을 매니지먼트하는 관계자들의 인식을 분명 많이 바꿔놓았다. 이는 블락비에 대한 무분별하고 과열된 비난에서 벗어나, 신 한류의 첨병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의 체질 개선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때’를 놓치지 말고 대중들의 감시의 시선이 옮겨지는 중요한 시점이 ‘지금’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 트위터 @neocross96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유명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