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방송진단] 따뜻한 음악과 잔잔한 토크…입맛대로 골라볼까

[Ki-Z 방송진단] 따뜻한 음악과 잔잔한 토크…입맛대로 골라볼까

기사승인 2012-03-10 13:01:00

[쿠키 연예] 아이돌 일색인 댄스곡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무장한 무대가 아니다. 음악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고 잔잔하고 유쾌한 토크가 결합된 따뜻한 음악 프로그램이 꾸준히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최근 첫 선을 보인 SBS ‘유앤아이’를 비롯해, 오랜 역사와 튼튼한 팬층을 지닌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그리고 다양한 연령층의 가수를 만날 수 있는 MBC ‘아름다운 콘서트’ 등이다. 비슷하지만 어쩌면 다른, 세 음악 프로그램의 매력을 함께 들여다보자.

◇ 정재형의 입담과 이효리의 화려함…언발란스한 매력 돋보여

SBS 새 음악 프로그램 ‘유앤아이’(You and I)는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SBS ‘김정은의 초콜릿’의 음악과 토크를 표방한 프로그램이다. ‘절친’ 사이인 이효리와 정재형이 공동 진행을 맡았는데, 그 조화가 꽤 신선하다.

걸그룹 출신인 이효리는 지금까지 섹시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트렌디한 위치에 있어 아이돌 가수들과도 무난하게 소통할 줄 알고, 정재형은 남다른 음악적 깊이로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면서 더불어 엉뚱하고 재치 있는 입담까지 갖춰 조화로운 균형감을 지닌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정재형과 이효리는 무대에서 음악 선후배 사이를 넘어선 친분을 과시하며 재치 넘치는 진행을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은 물론 토크를 통해 시청자들의 솔직한 사연을 소개하고 함께 나눈다.

데뷔 14년 차인 이효리는 앞서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마했던 노련함을 맘껏 발휘한다. 이효리는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C에 처음 도전하는 기분“이라며 “정재형이 가끔 얘기 도중 산으로 가는 부분이 있어서 그때그때 환기를 주기도 한다. 나보다 경험이 없는 사람을 이끌어주는 때가 온 것 같다. 재형의 숨겨진 능력을 이끌어주고 싶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의 수다 토크는 프로그램의 강점.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나누고 안정적인 시스템 하에서 음악을 선보일 수 있다. 정재형은 “늘 경쟁 상황에서 음악을 듣게 되는데 즐거운 환경에서 들으면 어떨까 싶었다”라며 “게스트로 출연하는 뮤지션들을 편안하고 해주고 틀에 박히지 않은 질문을 통해 점차 나아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유앤아이’라는 멋진 놀이터가 생긴 것 같아서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예능의 성격이 조금 더 짙은 것도 ‘유앤아이’의 특징이다. 오는 11일 방송에서는 ‘화이트데이 특집-나도 남자다’를 선보인다. 게스트들이 들려주는 놀라운 연애의 기술을 공개하고, 정재형이 세븐의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신감각 댄스로 재탄생시켜 웃음을 선사한다.

◇ 유희열의 감성과 인맥…터주대감 노릇 톡톡

화려한 스타성은 없지만, 유희열은 누구보다도 뚜렷한 팬층을 지닌 독특한 영역의 뮤지션이다. 오랫동안 라디오 DJ를 통해 뛰어난 언변을 연마했고, 특히 20~30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은 전신인 ‘이소라의 프로포즈’와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으로, 정석과 전통의 명맥을 잇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음악성이 강조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은 한밤에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난해 6월 100회 방송을 맞이했던 유희열은 당시 “‘스케치북’은 클래식으로 남아야 한다. 20년간 음악을 하면서 가요계는 계속 변하고 있음을 느끼지만 ‘스케치북’은 잘 살아남았다”라며 “앞으로는 가수, 음악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분들을 모시고 싶다. 또 다른 이야기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희열은 가수가 아닌 세션으로 방송을 시작한 인물. 가수가 아닌 국내 유명 연주자들이 종종 출연하는 것 또한 유희열의 남다른 애정이 있어서다. 또한 뛰어난 입담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알린 루시드폴을 비롯 UV와 아이유, 정훈희 등 다양한 가수들의 출연해 매력을 알렸다.

‘스케치북’의 기원(?)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가 나온다. 유희열은 “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심야 음악프로그램의 클래식이 된 만큼 누릴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 MBC ‘아름다운 콘서트’, 추억의 가수 만나볼까

MBC 아름다운 콘서트는 화요일 오후 5시 방송인 만큼 시간대의 물리적 한계를 안고 있지만, 일요일 밤 12시 40분 하는 재방송을 노리면 좋다.

가수 홍경민이 MC를 맡은 ‘아름다운 콘서트’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진행으로 눈길을 끈다. 전 연령층과 무난히 호흡하는 홍경민은 재치 있고 뛰어난 언변으로 무대를 안정감 있게 끌어 간다.

다른 프로그램보다 연령층이 높은 것도 차별화로 내세우는 점이다. 최근 조항조와 문주란, 주현미 등이 출연해 농익은 목소리를 들려주었고, 강수지와 뱅크, 조정현, 박학기 등 90년대 가수들은 물론 크라잉넛과 브라이언, FT아일랜드, 다비치, 홍진영 등도 무대를 빛냈다.

토크보다는 음악에 더 큰 비중을 둔 것도 특징이다. YB와 싸이가 합동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고, 카이와 임정희 또한 환상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또한 태진아와 자우림, 다비치가 세대 뛰어넘는 무대 펼치기도 했다.

‘아름다운 콘서트’는 이들 선후배 음악인들의 세대를 뛰어넘은 만남을 통해 서로의 음악을 이해하고 교류하는 무대이자, 쉽게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추억의 가수들이 신세대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콘서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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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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