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통증·암 디스트레스 등 체계적으로 암 환자 삶의 질 관리
[쿠키 건강] 최근 각종 수술법과 기기의 발달로 인해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고 완치도 가능해졌다. 암 환자의 평균 수명과 기대 수명도 늘면서 이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암 환자들은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픈 몸으로 인해 약해진 뇌는 우울증과 정서적 동요를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낮아진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암 환자의 완치뿐만 아니라 수술 이후 삶의 질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웰니스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클리닉은 피부과와 성형외과, 통증클리닉, 스트레스를 줄이는 암 디스트레스 등 암 환자의 몸과 삶을 건강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스트레스는 줄이고 희망은 품는 ‘암 디스트레스 클리닉’
암 환자들에게는 ‘암’이라는 진단 자체가 큰 스트레스다. 암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암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3분의 1의 환자가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정호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는 환자들이 스트레스는 줄이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암 디스트레스 클리닉’을 통해 환자의 정신적 고통을 이해하고 암 환자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석 교수는 “암 환자가 겪는 스트레스를 잘 치료하지 못하면 암의 전체적인 치료결과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보일 수 있고, 특히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등의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 디스트레스 클리닉은 암 환자들이 거치는 암 부정단계, 진단을 인식한 순간 죽음에 대한 불안과 정서 동요 단계, 암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통해 자신을 회복하려는 회복 단계로 나눠 환자를 진료한다. 클리닉은 암 환자가 각 단계를 극복하고 발전해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환자와의 대화를 꼽는다.
석 교수는 “암 진단으로 충격을 받은 환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읽어야 한다”며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편견으로 상담을 거부하는 환자도 있지만 상담을 통해 상태가 좋아지고 암을 받아들이게 되면 삶에 대한 희망이 생겨난다, 필요하다면 가족과도 상담을 진행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지나면 우울증이 회복되고 아주 빠르면 1~2주면 되지만 좋아졌다고 해서 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 유지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환자들이 암 극복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암 디스트레스 클리닉의 역할이고, 환자들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암 환자의 상처까지 헤아리는 공감치료
암 디스트레스 클리닉에서 암 환자의 마음을 치료한다면 웰니스클리닉 피부과에서는 암 환자의 상처에 대한 피부과적 진료를 실시한다. 갑상선암의 경우 여성 환자가 90% 이상이기 때문에 수술 흉터로 인해 옷을 선택하는 것이 제한적이고 레저 활동에도 불편을 겪는다. 수술 후 흉터는 3개월 간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수술 절개 부위 피부가 붉게 변하는 선상 흉터에서부터 피부가 불룩하게 늘어지는 흉터 등 모양이 다양하게 변하기 때문이다.
피부과 노미령 교수(사진)는 “여성 암 환자의 경우 목욕탕 가기를 꺼리고 옷을 고를 때에도흉터 부위가 가려지는 옷을 선택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이 있다”며 “흉터의 양상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과 항암치료로 인한 피부 손상은 암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불편을 겪지만 환자 대부분이 피부에 생기는 이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간과한다. 암으로 인해 생기는 당연한 피부 발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치료로 인한 전신 가려움증과 피부 발진이 생겨도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해 피부나 흉터 치료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도 한다”며 “몸에 생기는 흉터나 피부 변화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기 때문에 환자가 내 몸에 왜 이런 이상이 생기는 지 이유를 정확히 알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웰니스클리닉에서는 암 환자들에게 수술 흉터 외에 피부 발진과 전신 가려움증 등이 왜 생기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를 교육한다. 환자 스스로 몸에 생긴 변화를 인식하고 생활습관 교정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몸도 물론이지만 정신 건강, 피부도 건강해져 일상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의료진의 역할”이라며 “암 환자와 연계한 피부 진료가 시행되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웰니스클리닉의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 환자가 겪게 될 일상의 불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이러한 것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