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돌연사 위험… 운동 전 심장 점검은 필수

젊은층 돌연사 위험… 운동 전 심장 점검은 필수

기사승인 2012-03-21 13:52:00

운동 중 심한 호흡곤란·가슴통증 있다면 선천성 심장질환 점검

[쿠키 건강] 지난 17일 프리미어리그 볼턴과 토트넘의 경기를 보던 축구팬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을 해야 했다. 이청용 선수와 한솥밥을 먹는 파브리스 무암바(23) 선수가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기 때문이다. 응급처치 후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다행히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35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돌연사의 약 3분의 2는 심장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무암바 선수와 같이 운동 중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심장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비후성 심근증, 관상동맥의 선천성 기형,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 느려지는 부정맥 등이 대표적이다.

젊은층의 돌연사를 일으키는 심장 이상에 대해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홍준화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비후성 심근증= 좌심실 근육이 정상보다 두꺼워지는 선천적인 질환으로 심장의 펌프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병이다. 이 병이 있다 해도 치명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운동선수 돌연사의 원인으로 매우 흔하다.

운동 시 남들보다 심하게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플 경우에는 이 병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직계 가족 중 돌연사 한 사례가 있거나 비후성 심근증을 앓은 환자가 있다면 미리 심장초음파 등을 통해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에 흉통이나 어지럼증, 맥박 이상이 느껴지거나 속이 울렁거리고 지나치게 숨이 차오르면 지체 없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비후성 심근증 진단을 받은 후에는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제 등 적절한 약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만약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되는지 알아 봐야 한다. 두꺼워진 심장근육으로 인해 심장에서 피가 뿜어져 나가는 ‘혈액 유출로’가 폐쇄된 환자일 경우에는 ‘심근절제술’을 통해 심장근육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관상동맥 기형= 젊은 연령에 돌연사하는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이다. 중장년층은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돼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과는 달리 젊은 층의 돌연사는 심장의 선천성 기형에 의한 경우가 많다.

관상동맥은 대동맥의 오른쪽과 왼쪽에서 하나씩 뻗어 나오는데 이것이 하나로 합쳐져 있거나 왼쪽 관상동맥이 오른쪽에서 비정상적으로 나온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비정상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사람은 심장이 운동할 때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관상동맥을 통해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도 역시 운동 시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주요 증상이 나타난다. 관상동맥 조영술, 관상동맥 CT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최근 진단기술의 발달에 의해 진단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약물 치료만으로도 정상생활 유지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심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부정맥= 다양한 종류의 부정맥 역시 젊은 층의 돌연사를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이다. 심장에는 일분에 약 60~80회 일정한 간격으로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 조직이 있어 규칙적으로 뛰게 한다. 이렇게 발생된 전기신호는 전깃줄 같은 조직을 통해 심장 근육에 전달되고 이 신호를 감지해 심장 근육이 수축하게 된다.

그러나 심장에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체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발생한다. 심장이 지나치게 빨리 뛰는 것을 빈맥, 느리게 뛰는 것을 서맥이라 부르는데 둘 중 어느 경우라도 위험할 수 있다.

젊은층의 부정맥은 선천적인 경우가 많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면서 쓰러지거나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기운이 빠지는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부정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부정맥을 치료하는 많은 약물이 개발돼 있으며, 심장의 전기전도체계를 근본적으로 치료하여 증상이 개선될 수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도움말=홍준화 교수(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