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에 주의해야 하는 각막 혼탁= 각막은 우리 눈에서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어 눈에서 제일 먼저 빛이 통과하는 부분으로 동공과 홍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외부에 가장 먼저 노출되기 때문에 손상되기도 그만큼 쉽다. 요즘 같은 봄철 황사나 변덕스러운 날씨는 다른 계절에 비해 각막이 손상될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각막에 손상이 생겨 혼탁해질 경우 시력 약화로 고도근시나 노안으로 발전할 수 있다. 혼탁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결막염을 꼽을 수 있다. 결막염이 나타나면 눈이 매우 가렵고 심하게 충혈되며 눈을 비빌 때 점성 분비물이 생기고 심하면 눈에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안구건조증 역시 각막혼탁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눈물 분비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각막 표면이 건조해지면 각막에 각종 오염물질이 쉽게 달라붙게 된다. 눈에 달라붙은 먼지 등이 각막에 상처를 일으키고 이것이 각막 혼탁을 가져올 수 있다.
각막 혼탁은 외상이 주된 원인인 만큼 일상생활을 하면서 눈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자극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한 작업을 할 때는 보안경을 착용하고 이물질이 들어갔다면 즉시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씻어내도록 한다.
◇뿌옇고 흐린 수정체 혼탁, 백내장 발병의 원인= 눈의 검은자와 홍채 바로 뒤에는 수정체가 있다.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되는데 우리가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우리 눈을 통과한 후 수정체를 지나 굴절되면서 망막에 상이 맺히기 때문이다. 이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면 백내장으로 이어진다.
백내장은 빛이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고 시력에 장애가 발생하는 안과 질환이다. 수정체 혼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는 것이다. 수정체 혼탁은 주로 50대 이상 노년층에서 발병하고 70대 이상이 되면 80~90% 정도가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백내장은 신체 나이가 어려도 눈이 노화되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안과 질환으로 평소 눈의 수명을 길게 만드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눈의 피로를 자주 풀어주며 봄철 자외선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리체 혼탁, 비문증으로 이어져=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눈의 구성요소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 공간에 존재한다. 무색투명한 젤리 모양의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의 신경층을 지지해 안구의 정상적인 모양을 유지시키고 수정체를 통과한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힐 수 있게 한다.
유리체 혼탁은 유리체 속의 섬유소가 떨어져 나가면서 일어나거나 포도막염에 의해 유리체 속으로 나온 혈액 등이 원인이 된다. 유리체 혼탁이 발생하면 시야에 검은 그림자와 같은 것이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마치 눈앞에 잡히지 않는 날파리 등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비문증의 초기 증상 형태라 할 수 있다.
유리체 혼탁은 발병 초기에서 본격적인 비문증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유리체 혼탁의 초기에 발병 원인을 해결한다면 증상을 없애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 비문증은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40대 이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50~60대 가장 많이 나타난다.
김진국 원장은 “눈앞에 아른거리는 물체의 수가 갑자기 많아지거나 크기가 커졌을 경우 단순한 비문증이 아니라 비문증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