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지금 대한민국은 커피 열풍을 넘어 커피 공화국이라 할만하다. 커피 소비자에 해당하는 15세 이상 인구가 지난해 마신 커피는 1인당 521잔으로 전 국민이 하루에 1.5잔을 마신 셈이다. 커피는 인체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 졸음을 예방하고 집중력을 높여주며 피로를 푸는데 도움을 준다.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키고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지만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급성후두염, 역류성인후두염 등 목소리 질환에는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 많이 마시면 감기도 잘 걸린다?=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은 체내 수분의 방출을 촉진하는 이뇨제 역할을 한다. 커피를 적당히 마시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인 섭취가 지나치면 성대의 점액분비를 억제해 급성후두염(기침감기)과 성대부종 등을 유발한다.
1초에 150~250회 정도로 빠르게 진동하는 성대 점막은 윤활유 분비가 잘돼야 진동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하지만 카페인으로 인해 성대보호막인 점액이 소실돼 감염에 노출된다. 엔진오일이 없는 상태에서 엔진을 가동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급성후두염의 초기증상으로는 음식물이나 침을 삼킬 때 목에 이물감, 통증이 나타난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인두, 편도, 비강, 기관지 등으로 확대되고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의 감기 증상을 보인다. 증상이 심해지면 발열, 근육통 등의 몸살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경우 1~2주 가량 목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카페인 음료는 삼가는 것이 좋다.
◇속 쓰림, 잦은 기침 동반은 역류성인후두염 의심=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산 역류를 일으켜 역류성인후두염을 유발한다. 역류성인후두염이란 위로 들어간 음식이나 위산이 거꾸로 식도로 다시 올라오는 질환을 말한다.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이비인후과를 찾는 20~30%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성인에게 흔히 나타나며 명치끝에서 목구멍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화끈거림, 신물 등이 증상을 보인다. 심할 경우 소화 불량과 가슴통증이 나타나며 누워 있을 때 기침이나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을 보인다. 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진단이 가능하며 식이습관 개선과 위산을 억제하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역류성인후두염을 예방하려면 카페인 뿐 아니라 지방이 많은 음식, 달고 신 음식, 탄산음료, 초콜릿, 향신료 등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도 좋지 않으며 식사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 잠들기 3시간 전에는 되도록이면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선호하는 커피 제품 카페인 함량 알아두면 도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카페인 1일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당 2.5㎎ 이하다. 하지만 어느 브랜드 커피를 얼마나 마시느냐에 따라 식약청이 제시한 성인 하루 섭취 카페인 권장량인 400㎎을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100㎖ 기준으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60㎎, 탐앤탐스 아메리카노 33㎎으로 카페인 함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은 “식후 한 잔의 커피는 생활에 활력을 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지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성대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으로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카페인 섭취 후에는 중화하는 성분을 가진 우유를 마셔 후두와 위를 보호하는 것이 좋으며 크림이나 설탕을 넣어 마시는 것도 카페인의 자극을 줄이는 법”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