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Style] ‘계륵’된 옷장 속옷들, 명쾌하게 정리하자

[Ki-Z Style] ‘계륵’된 옷장 속옷들, 명쾌하게 정리하자

기사승인 2012-03-31 12:59:01

[쿠키 문화] 옷장을 열었는데 옷이 없다. 쓸 만한 옷을 찾아보려니 어제 입었던 옷, 그제 입었던 옷이다. 마음에 드는 소재도, 고급스러운 실루엣도 내 옷장에는 없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일까. 옷장은 꽉꽉 차서 터지기 직전인데, 막상 오늘 입고 나갈 옷이 없는 것이다. 밖은 봄인데, 옷장에는 싸늘한 겨울바람만 분다. 긴급사태다.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3월 말, 아침마다 옷장을 열어보며 하는 생각이 이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새 옷을 사려고 하면 더 막막하다. 대체 무슨 옷을 사서 어떻게 입어야 할까. 봄은 짧고, 예쁘고 화려한 옷은 섣불리 샀다가는 한 번 입고 도로 옷장행이 되기 일쑤다. 무난하고 베이식한 아이템은 이미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미 옷장은 포화상태다. 더 이상 새 옷이 들어갈 구석이 없다. 옷장부터 정리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프로젝트 런웨이’ ‘가이드 투 스타일’ 등의 스타일링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파슨스 디자인 스쿨 교수 팀 건이 제시한 옷을 분류하는 네 가지 분류법이 있다. 계속 가지고 있을 옷, 수선이 필요한 옷, 기부할 옷, 버려야 하는 옷. 더 없이 명쾌한 분류법이지만 막상 우리의 옷장에 저 잣대는 가혹하기만 하다. 내 눈에는 계속 가지고 있을 옷이지만 막상 입으려면 망설여지고 버리려니 아까운 옷들이 수북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작년 이맘때쯤 입으려고 샀던 옷들을 찾아보자. 작년과 똑같이, 발전 없는 나의 쇼핑 습관을 공부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예쁜 옷을 사고 싶어 백화점에 갔지만 결국은 밋밋하고 베이식한 옷만 사 오거나 예쁘지만 평상시에 입을 수 없는 옷들이 분명 있다. 일단 심호흡 후, 사고 나서 두 번 미만으로 입은 옷을 찾아낸다. 그리고 과감히 기부할 옷 카테고리에 넣는다. 두 번 이상 입지 않은 옷은 내 옷이 아니다. 한 번 입고 나서 어울리지 않거나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었기 때문에 두 번 입지 않은 것이다.

두 번째로는 최근 6개월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찾아낸다. 먼저 방법에 비해 이쪽이 훨씬 쉽다. 올 겨울에 입지 않았던 옷은 내년 겨울에도 입지 않는다. 혹시 다가오는 겨울에 입을 지도 모른다고? 그건 거짓말이다. 올 겨울에도 안 입은 옷은 다음 겨울에는 ‘저번 계절에도 안 입은, 2년 묵은 옷’이 돼버린다. 절대 안 입는다. 버려라.

마지막으로, 베이식하지만 편하지 않은 옷을 기억해낸다. 화려하지만 불편한 옷은 보통 파티웨어다. 특별한 자리를 위해 옷장 한켠의 공간과 하루의 귀찮음 쯤은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베이식 아이템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옷이 아니라 짐이다. 항상 아무 때나 편하게 걸치기 위해 존재하는 베이식 아이템 ‘주제에’ 불편하다니, 그 아이템을 샀을 때 들어간 돈과 시간, 발품에게 사죄해야 할 지경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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