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의대 교원 겸직 기준, ‘의료 특수성’ 반영돼야

사립의대 교원 겸직 기준, ‘의료 특수성’ 반영돼야

기사승인 2012-04-18 17:12:01
[쿠키 건강] 의대 교수는 일반 대학의 교수와는 다른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의료의 특성상 의대생을 포함해 동료 의사까지도 교육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8일 서울아산병원 소강당에서 오는 7월부터 개정되는 ‘사립학교법’의 시행을 앞두고 ‘사립의대 교원의 협력병원 겸직에 따른 기준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현재 사립학교 협력병원 겸직교수는 법적으로 겸임교원의 지위만 인정받고 있다. 오는 7월 법이 개정되면 법적으로도 겸직교수 신분의 획득이 가능해진다. 해당 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7개 협력병원은 가천대, 관동의대, 성균관의대, 울산의대, 을지의대, 차의과학대, 한림의대이다.

2011년을 기준으로 을지병원을 제외한 6개 병원의 의대, 의전원, 부속병원과 협력병원의 겸직 교원은 총 2004명이다. 이중 협력병원이 1687명으로 가장 많은 교원이 파견돼 있다.

공청회에서는 사립의대 교원의 겸직 허용 세부기준을 정할 때 의학 교육의 특수성을 반영할 것을 주장했다. 의료의 특성상 학문적 성취와 전문적 능력이 진료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의 환자 진료를 통한 교육이 의학 교육의 핵심이며, 의과대학의 임상교수가 환자를 보는 것은 부속병원이나 협력병원의 생존과 운영이 아니라 환자 진료를 통한 교육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고은미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의대 교육과 연구를 위해서는 환자 진료가 필요하고 제대로 된 의대 교육을 위해서는 교수에 제한을 둘 것이 아니라 더 많아져야 한다”며 “교원의 수를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송재관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국가보조금을 이용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교수직을 만든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기준은 정할 수 있지만 이 이상은 안 된다는 인원수 제한을 두는 것은 편협한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법안은 겸직교원의 총량을 정원 대비 학부학생의 수x1+정원 대비 의전원 학생수x2+일반대학원 학생수x1.5명으로 제한했다. 이와 관련해 문동석 관동의대 교수(명지병원 흉부외과)는 “재학생 유급율에 따른 학생수 변화를 예측할 수 없고 해외연수 교원에 따른 결원이 미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교과부를 상대로 낸 감사결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을지학원의 상고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교수가 영리업무에 종사하거나 겸직을 하는 경우 겸임교원으로 활동해야 하며 협력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전임교원 계약을 해지하고 국가부담 사학연금과 건강보험료 국고 환수를 판결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학생의 임상교육을 위해 필요한 경우 대학의 허가를 받아 병원에서 겸직을 허용할 수 있으며 겸직 허가의 기준과 절차, 겸직 교원의 직무 등의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과부는 공청회 이후 의견을 수렴해 세부 시행령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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