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人터뷰] 김주영, 법학도가 배우를 꿈꾸게 되기까지

[Ki-Z 人터뷰] 김주영, 법학도가 배우를 꿈꾸게 되기까지

기사승인 2012-04-21 13:03:00

[쿠키 연예] 동명의 기업가처럼 부자가 되고 동명의 소설가처럼 똑똑하게 자라라는 의미에서 부모님이 붙여주신 의미 있는 이름이다. 그러나 신인배우 김주영(25)은 부모님의 큰 뜻과는 달리 부(富)나 학문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걷고 있다.

오디션에서 500번 넘게 떨어졌어도 좌절하지 않았고, 배우가 되기 위해 10킬로가 넘는 체중을 감량하며 고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스스로 택한 일인 만큼 괴롭지 않았다. 신사임당처럼 반듯했던 어머니의 말씀대로 자라 ‘율곡 이이’ 못지않았던 모범생처럼 아들이 어느 날 연기자가 되고자 했을 때, 집안에 일었던 폭풍은 작지 않았다.

“수많은 오디션에서 떨어졌지만 신기하게 한번도 좌절하지 않았어요. 내가 스스로 준비가 안됐음을 알게 된 결과니까요. 누가 추천을 해준 것도 응원을 해준 것도 아닌, 스스로 가시밭길을 택한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성과가 없더라도 저는 실망하지 않을 것 같아요.”

2007년 SBS 드라마 ‘연인이여’와 2009년 영화 ’키친’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김주영은 뛰어난 외모와 함께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에 진학중인 소문난 ‘엄친아’다. 선배 연기자 현빈 닮을 꼴로 유명세를 타며 ‘강화도 현빈’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그외 정재영 선배님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고, 한가인 선배님 닮았다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라며 웃었다.

열 개가 넘는 광고에 출연하며 주목받는 CF 모델로 떠오르기도 했던 김주영은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와 ‘빅히트’ 등에 출연했고, 최근 KBS 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 4부작 ‘소녀탐정 박해솔’에서 생애 첫 주연을 맡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소녀탐정 박해솔’은 대권주자의 비리와 이를 감추려는 세력에 도전하는 정의로운 기자와 검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주영은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최태평 역을 맡아 남지현, 이민우와 호흡을 맞췄다.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법대에 합격한 후 그는 야구 용어로 말하자면 안타를 친 후 1루가 아닌 3루로 뛰어들었다. 길을 몰라 무작정 달리기만 했다. 첫 데뷔는 CF 모델이었다. 연극영화과로 편입을 해볼까 했지만 연기 경력이 전무해 도중 포기했다. 그는 ‘직구로 승부하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연기더라고요. 아무리 외모가 눈에 띄어도, 화려한 경력이 있어도 결국 연기만이 남는 것 같아요.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있듯이 단역부터 시작해서 조연, 주연이 있어요. 저는 그 단계를 잘 밟아 가보려고요.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는 일보다 더 가치 있고 빛나는 자산이 되니까 더 좋은 거잖아요.”

법학도의 길을 택했지만, 꼭 해당 분야에 꿈을 안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평소 배우의 길을 선망했던 그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남몰래 연기학원을 등록했고, 다이어트를 하며 몸과 마음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는 “몇 년 전 설날에도 다이어트 중이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떡국을 맘껏 먹었던 기억이 있다”라며 “친구들에게 ‘눈물 젖은 떡국을 먹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아라’라고 할 정도로 기억에 남는 때였다”라고 말한다.

늘 겸손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성격은 부모님의 영향이다. 촬영장에서도 막내 스태프의 이름까지 일일이 기억하며 챙겨준 것은 타고난 그의 친화력과 낯가림 없는 성격 덕분이다. ‘신인배우가 촬영장에서 반사판 3개를 받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선배들이 놀라워했다. 그의 작은 배려가 빛을 발한 셈이다.

김주영은 매우 디테일하고 분석적이며 전략적이기까지 했다. 법학도라는 타이틀과 말끔한 외모로 ‘반듯한 이미지’로만 보이는 경향이 있어 한때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안경을 쓰고 패션 스타일도 평소와 다르게 입으며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유 넘치는 미소 속에서 남모를 칼을 갈고 있는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꼭 하고 싶은 연기를 물었더니 “어둡거나 남자다운 캐릭터”라고 말한다. 그는 “늘 밝고 순한 모습만 연기했었는데 정반대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라며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악질 검사 정도면 좋겠다”라며 빙긋 웃었다.

현재 영화 ‘차이나블루’ 촬영에 한창인 그는 “영화에 대한 정보는 당분간 비밀”이라며 “첫 스크린 데뷔인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Ki-Z는 쿠키뉴스에서 한 주간 연예/문화 이슈를 정리하는 주말 웹진으로 Kuki-Zoom의 약자입니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
두정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