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하다. 무릎을 탁 치게 하네” 농림부 장관 뭇매

“교묘하다. 무릎을 탁 치게 하네” 농림부 장관 뭇매

기사승인 2012-04-26 18:01:00
[쿠키 정치]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하겠다가 아니고 할 수 있다라고 했기 때문에 문제 없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게 결론”이라며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30개월이 넘은 젖소에서 발생했고 비정형 광우병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 쇠고기는 30개월 미만의 육우이고 비정형 광우병은 사료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돌연변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을 분명히 한 캐나다 사례와의 차이점에 대해 서 장관은 “캐나다의 경우 18차례나 광우병이 발생해 우려스런 부분이 많아 미국산보다 추가 안전장치를 강구했다”고 해명했다.

2008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중단하겠다’고 광고를 낸 정부의 약속 위반에 대해서도 서 장관은 “이후 가축전염병예방법이 개정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입중단하겠다는 표현이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서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수 있다’로 바뀌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농식품부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개봉검사 비율을 현행 3%에서 수입 신고일자별, 작업장별 30%로 강화해 실시키로 했다.

말바꾸기 논란에 대해서는 청와대도 적극 나섰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정부가 약속을 안 지킨다고 하는데 사실 관계는 정확히 얘기해야지 국민 건강을 놓고 호도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 역시 문구의 차이점을 역설했다. ‘수입중단한다’와 ‘할수 있다’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그는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국무총리 담화에 포함된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해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조항이 ‘무조건 수입 중단’을 뜻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08년 정부 광고와 관련해서 이 관계자는 “광고 문구는 생략되고 축약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갖고 약속을 어겼다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는 이를 두고 “교묘하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말바꾸기”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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