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횡포 ‘등골 브레이커’ 공정위가 과징금 때리자…

가격 횡포 ‘등골 브레이커’ 공정위가 과징금 때리자…

기사승인 2012-04-29 20:21:00
[쿠키 경제] ‘중·고생 제2의 교복’ ‘등골브레이커’(학생들의 지나친 선호로 학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부담을 준다는 의미의 신조어) 등으로 불리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가격이 유달리 비싼 이유가 드러났다. ‘노스페이스’를 판매하는 골드윈코리아가 14년간 할인 판매를 철저히 통제해오다 당국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골드윈코리아가 1997년 11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전문점에 노스페이스 제품 가격을 미리 정해주고 그 아래로 팔지 못하게 한 혐의로 과징금 52억48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부과한 역대 과징금 중 최고 액수다.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노스페이스의 국내 아웃도어 시장 점유율은 2000년대 초부터 31.5∼35.5%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해왔다. 골드윈코리아는 국내 노스페이스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회사이며 전국 151개 전문점을 통해 노스페이스 제품 약 60%를 유통시키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골드윈코리아의 가격할인 방해는 집요했다. 전문점은 독립된 사업자로 제품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할 권리가 있지만 골드윈코리아는 전문점과 맺는 판매특약점계약서에 소비자 판매가격 준수 의무를 명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출고정지나 계약해지를 일삼아 왔다. 판매가격을 점검하기 위해 방문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일반고객으로 가장해 전문점을 감시하기도 했다.

골드윈코리아는 2003년 7월말 A전문점이 10% 이상 가격할인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으며, 20% 할인 판매를 한 B 전문점에는 그 다음날 곧바로 출고를 정지시킨 후 전 매장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토록 했다. C 전문점에는 가격 준수 보증용으로 1000만원을 받고서 가격준수 각서를 쓰도록 했다.

할인상품의 거래가 활발한 온라인 판매도 골드윈코리아에겐 남의 얘기였다. 골드윈코리아는 2002년부터 계약서에 온라인판매 금지 규정을 추가해 인터넷카페 등에서의 판매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 거품이 제거되고 소비자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골드윈코리아는 “공정위의 결정은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오해와 법리적인 견해 차이로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부터 2011년 12월까지 260만건의 할인행사를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골드윈코리아는 또 공정위의 의결서를 받은 후 법무법인과 함께 법리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법적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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