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김주훈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에 관한 해석’ 보고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평균 출하액 및 부가가치 증가율 면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더 높이 성장했다는 주장에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환위기 전후를 기준으로 1990~97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출하액 증가율은 각각 12.6%, 14.3%였고 1999~2009년에는 9.3%, 9.4%로 별 차이가 없었다. 부가가치 증가율에서도 중소기업은 외환위기 전후와 상관없이 대기업보다 다소 높았다.
하지만 급여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 1인당 급여 증가율을 보면 대기업은 1990~97년 14.1%로 중소기업(13.8%)보다 0.3% 포인트 높았지만 외환위기 이후인 1999~2009년 7.8%로 중소기업(6.3%)보다 1.5% 포인트 증가했다.
급여차가 커진 것은 우선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분업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고 인력을 몰아넣은 대신 대기업은 인력을 줄이되 높은 생산성과 고임금을 실현토록 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추진된 노동시장의 불완전한 개혁도 대기업 고임금 구조에 영향을 줬다. 김 위원은 “노동시장 유연화 차원에서 비정규직 파견제 등이 도입됐지만 대기업 정규직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기업은 제한적 고용을 통해 고임금이 유지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