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한국 게이머의 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미국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액션 롤플레잉 최신작 디아블로3의 ‘끝판왕’이 서비스 시작 6시간여 만에 한국인들에게 잡혀 쓰러졌다.
블리자드는 15일 오전 0시1분부터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디아블로3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6시25분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디아블로3 인벤(diablo3.inven.co.kr)’에서 우리나라 ‘팀 이에이치지(Team EHG)’ 소속 게이머는 최종 보스 사냥에 성공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며 이를 증명하기 위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게임 화면을 촬영한 이 사진에는 쓰러진 최종 보스 주변에 9명의 캐릭터들이 서있다. 이들은 “약 5시간30분 만에 보스를 쓰러뜨렸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서버가 닫혀 보스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지난 14일 밤 서울 왕십리역에서 열린 전야제에 4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왕십리 대란’을 일으키는가 하면, 게임 한정판을 구입하려는 문의가 15일 오후까지 빗발쳤다. 이미 인터넷 중고매매 사이트에는 게임 한정판이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디아블로3의 최종 보스를 쓰러뜨릴 때까지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6시간여 만에 성공하며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해외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 네티즌들은 노멀과 악몽, 지옥, 불지옥으로 나뉜 이 게임의 난이도를 거론하며 “불지옥 다음으로 어려운 레벨이 코리안”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반면 한국 게이머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6시간 만에 만렙(최고 레벨) 도달이면 몰라도 노멀 보스를 잡았다는 정도로는 놀랍지 않다”거나 “노멀은 몸 풀기에 불과하다”며 코웃음 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 트위터@kco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