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가 MBC의 언론조정 신청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MBC는 지난 7월 10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2012 노동자의 삶’이 일방적으로 MBC 노조의 입장을 옹하고 회사를 비난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재조치를 신청하는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1억 원을 요구하는 언론조정 신청을 낸 바 있다.
KBS 새노조는 이에 대해 17일 오후 공식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양대 공영방송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차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이 프로그램은 쌍용자동차, 한진 중공업, 언론사 파업 문제 등 노동운동을 진단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작품이다. 하지만 MBC는 ‘시사기획 창’이 노조의 입장을 옹호하고 자사를 비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가했다.
이어 “MBC에서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면 우선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인데 MBC는 방통심의위에 제재조치를 신청했고, 언론중재위에는 정정보도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까지 신청했다. 비판적인 보도를 막기 위해 일부 집단이 사용하는 압력수단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언론사가 직접 탄압하는 웃지 못 할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새노조는 “‘시사기획 창’이 노조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히 공개 해주길 요청한다. 또한 ‘시사기획 창’의 인터뷰 요청을 수용했다가 돌연 취소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확히 공개하길 바란다”라며 말했다.
앞서 MBC의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지난 7일 공식 인터뷰를 하기로 합의했었으나 MBC측은 일정을 한차례 연기했고, 8일에 MBC 사측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인터뷰 자체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것이 새노조의 전언이다.
새노조는 “인터뷰 거절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일간지에 게재한 신문광고 등을 활용해 MBC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다”라며 “MBC 관계자에게 ‘MBC의 입장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고 질문했지만 관계자는 ‘알아서 하시라’고 답했다고 한다”라고 전한 후 “김재철 사장과 MBC 사측에 정중히 말한다. 지금이라도 MBC 사측은 ‘시사기획 창’과‘ 추적60분’에 대한 비상식적인 대응을 멈추고 자중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한편, MBC는 언론조정 신청을 내면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 제2항은 ‘방송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 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하여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시사기획 창’이 노조의 입장을 옹하고 회사를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