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과거 없는 사람은 없지만 스타들의 과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되돌아보면 논란의 여지가 많은 스타들의 말 한마디가 추후 명성과 인기에 큰 흠집을 낼 만큼 치명적으로 작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갈수록 스타들의 과거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온라인의 상용화가 되지 않았던 시절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방송해서 했던 말실수가 하루 이틀 소문처럼 퍼져 논란이 되는 경우다.
현재 KBS 월화드라마 ‘빅’에서 서윤재(강경준)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공유는 7년 전 했던 발언으로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공유는 지난 2005년 7월 발간된 한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 세 명을 묻는 말에 자신의 아버지와 전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18일 오후에는 ‘공유 박정희’라는 검색어가 실시간 순위에 오르는 등 공유의 이 발언은 큰 이슈를 일으켰고, 다수의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정치적인 입장차와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거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연예인은 김구라다. 그는 2002년 자신이 진행한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종군위안부 비하 발언을 한 것이 뒤늦게 지난 4월에 알려지게 돼 비난을 받았다.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서 잠정 은퇴를 알린 김구라는 “자신을 돌아보고 자숙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며 “과거의 발언이 거의 1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문제가 되는 것을 보면서, 입 밖에 나온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사건이었다.
틴탑의 캡은 ‘남녀 차별성 발언’으로 뒤늦게 사과해야 했다. 틴탑은 지난 1월 한 케이블 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해 10년 뒤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아들은 원하는 대로 뭐든지 다 사주겠지만, 딸은 때리면서 집에다 가두겠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발언은 열흘 후 ‘남녀 차별성 발언’으로 온라인상을 뜨겁게 달궜고 그는 “재미있게 말하고자 했던 게 의도와 다르게 표현이 나와서 많은 분들께 질책을 받았고, 진심으로 제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라며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폭력’을 언급한 것이 논란을 더 키운 셈이 됐다.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에는 논란과 논쟁 그리고 사과와 해명 또한 급속도로 빠르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90년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로 활동하며 국내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서태지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일성 주석’이라는 발언으로 방송 관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북한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김일성 주석도 초대하고 싶다’고 말한 것.
당시만 해도 이런 발언은 가히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었다. 방송 직후 프로듀서는 심의실로 먼저 연락해 “말실수일 뿐이다. ‘김일성’을 ‘김일성 주석’이라고 말한 것은 절대로 사상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한 일화는 유명하다. 인터넷이 흔치 않던 시절, 기사화되지도 않아 묻힌(?) 일이 돼 버렸지만, 말 한 마디 한 마디 논란이 되기 쉬운 요즘이었다면 어땠을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두정아 기자 violin80@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