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암 검진 못 믿는다’, 정상소견 후 사망·암 발견

‘대학병원 암 검진 못 믿는다’, 정상소견 후 사망·암 발견

기사승인 2012-08-08 10:27:18
대학병원이 암 오진 가장 많아, 판독오류·추가검사 소홀 등이 원인

[쿠키 건강] #. 박씨(남·52)는 2007년 2월 직장암 진단 후 진료를 받아왔고 2009년 10월 복부 및 골반 CT에서 이상소견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이듬해 2월 방광과 척추로 암이 전이돼 치료를 받던 중 같은 해 3월 사망했다. 2008년과 2009년 검사에서 병변이 커지는 양상이 관찰됐지만 이를 제대로 판독하지 못해 사망했다.

#. B형 간염 보균자로 간암 고위험군이었던 이씨(남·49)는 2001년부터 2011년 3월까지 A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왔다. 2011년 4월 복통과 소화불량으로 B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말기 간세포암으로 진단을 받고 보존 치료 중 사망했다. A병원에서 2005년 이후 수차례의 복부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관찰돼 복부 CT 등의 추가검사가 필요했지만 의사가 이를 시행하지 않아 암을 발견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사망률 1위인 암을 예방하기 위해 해마다 건강 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암 검진을 받고도 판독 오류나 추가검사 소홀 등으로 암을 제 시기에 발견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접수된
암 오진 관련 피해구제 사례 161건을 분석한 결과, 암 오진 질병별 현황은 폐암 30건(18.6%), 유방암 27건(16.8%), 위암 21건(13.1%), 자궁·난소암 21건(13.1%), 간암 14건(8.7%), 대장암 11건(6.8%), 갑상선암 9건(5.6%), 췌장·담도암 7건(4.3%)이었다고 8일 밝혔다.

의료기관별로는 대학병원이 54건(33.5%), 의원 38건(23.6%), 종합병원 33건(20.5%), 병원 22건(13.7%), 건강관리협회나 건강관리 지부 등이 14건(8.7%)으로 나타나 대학병원의 암 검진 오류가 가장 많았다.

암 오진의 원인으로는 추가검사 소홀이 54건(33.5%), 영상 및 조직판독의 오류 50건(31%), 설명미흡 18건(11.2%)이며 의사에게 책임이 없는 경우는 39건(24.3%)이었다.

이러한 암 오진은 치료의 지연이나 악화 95건(77.9%)으로 이어졌으며 사망한 경우도 27건(22.1%)이나 됐다. 2009년~2011년 기간 동안 암 오진으로 인한 배상금액은 총 5억1950만원이었다.

소비자원은 암 오진 피해를 막으려면 건강검진 시 과거 병력, 증상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통보돼도 신체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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